[신앙과 지혜] 젠더의 끝, 해방인가 타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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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은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핵심 명제로 요약된다. 이 명제는 인간의 정체성이 고정된 본질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규정된다는 주장이다. 사르트르의 부인이었던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이러한 실존주의 철학을 성별과 젠더에 적용하면서 여성 해방의 필수성을 역설했다. 

보부아르는 『제2의 성』(Le Deuxième Sexe)에서 “여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선언하며, 생물학적 성별 이상의 사회적 역할과 규범이 여성성을 구성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상은 오늘날 젠더 현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와 보부아르의 여성 해방 운동은 종교와 국가가 만든 오래된 규범과 사회 계약에 대한 저항 정신에서 나왔다. 이들이 거부하고 저항한 종교적 규범이나 사회적 계약의 본래 목적은 인간의 자유를 법과 약속으로 제한해 서로의 자유가 충돌하지 않고 평화로운 공동체와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실존주의도 이것을 강조한다. 개인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 그 선택이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자신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떻게 행동하든지 자유지만, 서로의 자유가 충돌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젠더의 영역에서는 이러한 생각이 문제를 일으킨다. 왜냐하면 본질적인 나의 성(性)을 거부하고 실존적으로 남자나 여자라고 주장하면 타인의 자유와 삶에 심각한 손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키운 어린 딸이 하루아침에 자기를 남자라고 선언하면, 부모가 무조건 딸을 아들이라고 불러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 이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자유가 제한되고 삶에 심각한 손해를 입히는 상태가 된다. 또는 어떤 남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여자라고 하며 여자 화장실이나 샤워실에 들어간다면, 이는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본질로 갖고 있던 수많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우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보았듯이 남성의 본질적 정체성을 거부하고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복서가 생물학적 여성 복서를 무참하게 때려 상해를 입히는 것을 보았다. 이는 상대의 자유와 삶에 피해를 준 것이다. 젠더 혁명으로 여성 해방 운동을 꾀했지만, 그 결과는 여성을 억압하고 자유를 침해하는 타락의 결과를 낳고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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