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에도 나온 땅따먹기 놀이가 있습니다. 공깃돌만 한 돌을 세 번 쳐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면 자기 땅이 됩니다. 생각보다 놀이가 쉽지 않습니다. 학창 시절 점심시간에 밥을 빨리 먹고 동무들과 땅따먹기를 했었습니다.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놀이하다 말고 내가 얻은 땅을 다 두고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우리 인생도 어느 날 마지막 종이 울리면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주님이 어느 날 우리에게 “이제 그만 내게 오라”라고 말씀하시면 모두 두고 가야 합니다. 이 땅에서 내가 차지한 것이 결코 내 것이 아님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여호수아서 전체는 땅을 빼앗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열심히 땅을 정복해서 땅 부자가 되라는 의미일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땅’이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닙니다. 땅을 일정 기간 빌려줄 수 있지만, 땅을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살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땅의 소유주는 하나님이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임시로 배정받은 거주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타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율법을 따르지 않고 우상의 법을 따랐습니다. 북이스라엘의 왕 아합은 나봇의 포도원(왕상21장)이 탐나자 포도원을 매매하고 싶었지만, 율법에 어긋난 일이었습니다. 그의 아내 이세벨이 등장해 악한 꾀로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았습니다. 바알 종교에 물든 당시 사람들은 돈과 권력으로 토지를 얼마든지 사고팔 수 있었는데 이는 하나님의 것을 사람이 사고파는 것으로 하나님 말씀에서 벗어난 일입니다. 여호수아서는 원래 주인이신 하나님의 땅을 우상에게 빼앗아 오는 영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신 것은 부동산 투기 또는 매매를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땅 부자가 되라고 말씀하신 것도 아닙니다. 땅이란 단어는 성서에 두 가지가 나옵니다. 에레츠(Eretz)와 아다마(Adama)입니다. ‘에레츠’는 일반적인 ‘땅’과 ‘공간’으로서의 땅입니다. 이스라엘 땅이라고 할 때 사용했습니다. ‘아다마’는 ‘흙’을 의미하고 ‘사람’이란 뜻도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을 때 ‘천지’는 하늘과 땅입니다. 여기서 땅은 모든 피조물인데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서 1장 3절에 여호수아에게 “네가 발로 밟는 모든 땅을 주겠다”고 하신, 땅 정복의 말씀은 영적인 의미로 영혼 구원입니다. 하나님의 소유였던 사람들의 영혼을 복음으로 구원하는 일입니다. 순종으로 나가는 자들에게 가나안 땅을 주신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믿음으로 순종하며 나갈 때 하나님은 죽어가는 영혼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올해 복음을 전하며 구원의 땅을 넓히는 삶에 앞장서시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위임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