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들의 생활신앙] 2월의 시심

Google+ LinkedIn Katalk +

이제 2025년의 설날도 지났으니 명실공히 2025년 을사년(乙巳年)이 시작되었다. 2월은 3월부터 시작되는 신춘(新春)을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다. 각급 학교에선 신입생을 맞이하는 때이다. 새 학교에 입학하거나 새 학년으로 진급하는 학생들은 새로운 교과서를 앞에 놓고 새로운 선생님(교수님)과 새로운 친구들과 한 해의 배움을 시작하는 때이다. 봄은 소망의 계절이요, 새싹으로 시작하는 희망의 계절이다. ①“봄이 오면 나도, 예쁜 꽃 한 송이 피우고 싶어/어울려 피는 꽃이 되어, 더불어 나누는 향기이고 싶어//용서의 꽃은, 돌아선 등을 마주 보게 하고/이해의 꽃은, 멀어진 가슴을 가깝게 하지//겸손의 꽃은, 다가선 걸음을 머물게 하고/칭찬의 꽃은, 마음을 이어주는 기쁨이 되지//나눔의 꽃은, 생각만 해도 행복한 미소/배려의 꽃은,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풍경인걸//사랑과 믿음의 꽃으로 내가 어디에 있건 환히 나를 비추는 당신/햇살같이 고마운 당신에게, 감사의 꽃도 잊어선 안 되겠지”(이채/2월에 꿈꾸는 사랑) ②“홀로 있는 시간이 두려워 당신을 사랑한 건 아닙니다/삶이 힘들어 누군가에게 기대기 위해 당신을 사랑한 것도 아닙니다/산 너머에 있는 행복을 구하기 위해/당신을 사랑한 건 더더욱 아닙니다/계절이 찾아오면 꽃이 피듯 언제나 하늘에는 해가 떠 있듯/그냥 당신이기에/그 자리에 서면 언제나 변함 없이/당신이 있기에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유미성/그냥 당신이기에) ③“시를 써야 하는가?/가끔 읽기만 하면 어떤가//시를 써야 하는가?/짐짓 잊어버리면 어떤가?//시를 써야 하는가?/다만 살기만 하면 어떤가?/티끌의 시, 시시한 시, 서푼 짜리 시, 혼자만 읽는 시, 부끄러운 시, 꾸겨버리는 시, 주접떠는 시, 음풍농월의 시, 목에 힘주는 시, 걸려 넘어지는 시, 불온한 시, 감옥에서 쓰는 시, 저항노동 시, 민족 서정 시, 순수해체 시 등”(문무겸/반성) ④“비가 와도/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눈이 쌓여도/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길이 멀어도 가야 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길이 막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연어는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인생이란 작은 배/그대, 가야 할 곳이 있다면/태풍 불어도/거친 바다로 나아가라”(양광모/멈추지 마라) ⑤“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나는 뿌리일 게다/뿌리가 빛을 탐하더냐/행여라도 내 삶의 전부가/꽃의 표정이라고 생각하지마//꽃이 필 때까지/나는 차가운 슬픔의 눈물이었어/잎이 돋을 때까지/나는 쓰라린 아픔의 몸부림인 걸//알고 있니/나무가 겨울일 때/뿌리는 숨결마저 얼어붙는다는 걸/꽁꽁 얼어버린 암흑 속에서/더 낮아져야 함을/더 깊어져야 함을 깨닫곤 하지//힘겨울수록/한층 더 강인해지는 나를 발견해/그 어떤 시련도/내 꿈을 빼앗아가진 못하지//삶이 한 그루 나무라면/나는 분명 뿌리일 게다/뿌리가 흙을 탓하더냐/다만 겨울을 견뎌야 봄이 옴을 알 뿐이지”(이채/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 ⑥“지난해 첫날 아침에 우리는/희망과 배반에 대해 말했습니다/설레임에 대해서만 말해야 하는데/두려움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산맥을 딛고 오르는 뜨겁고 뭉클한/핵덩이 같은 것에 대해서만/생각하지 않고/울음처럼 질펀하게 땅을 적시는/산동네에 내리는 눈에 대해서도/생각했습니다/오래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대한 그리움과/느티나무에 쌓이는/아침 까치소리 들었지만/골목길 둔탁하게 밟고 지나가는/불안한 소리에 대해서도/똑같이 귀 기울여야 했습니다/새해 첫날 아침/우리는 잠시 많은 것을 덮어두고/푸근하고 편안한 말씀만을/나누어야 하는데/아직은 걱정스런 말들을/함께 나누고 있습니다/올해도 새해 첫날 아침/절망과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도종환/덕담) ⑦“황새는 날아서/말은 뛰어서/거북이는 걸어서/달팽이는 기어서/굼벵이는 굴렀는데/한날 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반칠환/새해 첫 기적) 

옛날에는 을사(乙巳)년의 아픈 기억들이 많이 있지만 2025년 을사년은 새로운 기쁨과 보람을 만들어 보자. 성경에도 “너희는 뱀과 같이 슬기롭고, 비둘기와 같이 순진해져라”(마10:16)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지 않은가?

김형태 박사

<더드림교회•한남대 14-15대 총장>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