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이슬람 파괴 흔적 간직한 성소피아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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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마제국 천 년의 찬란한 기독교 유산

그리스는 이슬람으로부터 기독교를 지켜낸 자존심이 강하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이것은 우리나라에만 통하는 말이다. 정작 튀르키예에서 유럽으로 넘어가는 관문인 이스탄불에 있는 그리스정교회 대주교 저택은 호랑이 굴 안에 있는 더 작은 함정과 같은 곳이다. 오히려 동방 기독교가 꽃을 피워서 서방교회를 대항해 동로마제국 천 년의 찬란한 유산을 물려받은 그리스정교회가 이슬람 제국의 공격을 받아서 무력화되고 강력한 이슬람 군대에 의해 포위가 된, 그야말로 풍전등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누가 봐도 이슬람이 기독교를 잡으려고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것과는 정반대로 역전이 된 상황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이스탄불에 있는 그리스정교회 대주교 저택과 교회는 이슬람에 몇 겹으로 뺑 둘러싸여서 아예 보급로가 차단되고 고사 위기에 처한 가련한 모습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어디 대주교의 저택과 교회뿐이랴. 천 년 동로마제국의 역사를 유산으로 물려받은 비잔티움의 찬란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성소피아 교회를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슬람 사원의 모든 지붕은 반구형으로 화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원조는 다름 아닌 성소피아 교회의 지붕이다. 동로마제국이 건설한 콘스탄티노플의 자랑인 성소피아 교회뿐만 아니라 이레네 교회도 중앙집중형 직사각형 반월 돔 구조이다. 그 중앙 반월형 지붕 양쪽에 두 개의 작은 반월형 지붕을 이어서 삼위일체 하나님께 거룩하게 영광을 돌리는 신앙을 구현해낸 것은 5천 년 지속된 헬라 건축의 백미라고 평가한다.

이슬람 사원은 성소피아 교회를 송두리째 빼앗고 미너렛이라는 첨탑을 둘러 세워서 성소피아 교회를 호랑이 굴처럼 둘러싸고 심각하게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오스만 튀르크 침략 기간에 집요하게 회칠해 모든 금빛 찬란한 벽화와 성화와 십자가를 가렸다. 이런 연유로 이슬람교는 회교라는 오명과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성소피아 박물관으로 개조해 한동안 서방세계로부터 지탄받다가 강성 이슬람 독재 정권이 들어서면서 지금은 아예 이슬람 사원으로 둔갑시켰다.

삼위일체 구조인 성소피아 교회

소기천 박사

<장신대 은퇴교수, 한국교회정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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