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시끄런 세상, 조용한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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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공장소에서 날로 드높아 가는 정치적 소음이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만 끼칠 뿐 도대체 무슨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이다. 딱한 예를 하나 들자면, 내가 수십 년 찾아가는 해장국집 청진옥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는 고독한 연설자가 있다. 이 사람은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는지 내가 그 식당에 갈 적마다 확성기를 가지고 무슨 정치적 주제의 발언을 하는데 귀 기울이는 행인은 아무도 없고 주변 건물의 경비원도, 순찰을 도는 경찰관도 그를 제지하지 않는다. 그렇게 큰 소리로 신경을 건드리는데도 당국에서 정한 소음의 한계를 초과하지 않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 생활에서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는 매우 민감한 권리와 이익의 침해 문제가 개인 대 공공의 영역에서는 곧잘 무시되고 마는 경향이 있다. 아파트 층간소음은 이웃 간의 심각한 분쟁으로 발전하는데 이에 비하면 청진옥 앞 일인시위자가 조성하는 불쾌감은 피해의 범위가 넓고 피해자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도 세상은 너그럽게 참아준다. 노사분쟁 탓으로 노조가 회사건물 주위에 설치하는 사측에 대한 항의 게시물들, 여러 정당들이 도심의 네거리 4면에 가득히 걸어 놓은 정치구호 플래카드들은 다투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나아가 시민들의 정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피해자인 내가 자구행위라 주장하며 이런 것들을 스스로 철거하러 나섰다가는 어떤 법의 제재를 받게 될지 모른다. 

‘자유’의 정의 가운데 이런 말도 있다. “네가 주먹을 휘두르는 자유는 앞에 선 사람의 콧잔등으로부터 10센티미터에 멈춘다.” 그럼에도 이 나라 정치갈등이 날로 심화되면서 대립하는 정치세력 간의 시위활동은 더욱더 사나워져서 사람들의 평온한 일상생활을 위협하고 파괴한다. 우리의 눈과 귀를 괴롭게 하고 이동의 자유마저 심각하게 저해한다. 

민족의 역사상 자유민주주의가 지금처럼 잘 보장된 때가 없었을 터인데 거리에 나가면 또 이처럼 많은 간섭이 나를 향해 다가와 내 오감을 침범하는 것이 억울하기까지 하다. ‘제발 나를 건드리지 말아 주오’하고 외치고 싶은 심경이다. 

교회의 소리는 하나님 말씀의 목사님 대언과 성도의 기도로 족하다. 소망교회도 삼일기도회 중에 간혹 통성기도를 드리는 시간을 갖는데 모든 사람이 목청껏 소리 높여 기도하는 대신에 매우 조용히 진행된다. 예배 인도자는 성도들에게 ‘제 목소리가 자기 귀에만 들리도록’ 조용히 기도하기를 권하고 주어지는 기도 제목마다 3-4분이 넘지 않도록 끊으면서 짧게 마무리를 한다. 그래서 다른 집회에서 성령감화에 무아지경의 열정적인 통성기도 경험을 쌓은 분들은 ‘성에 차지 않는다’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나는 옆에서 누가 큰소리로 기도하면 나 자신 더 큰소리로 외치지 못하고 거기에 이끌려 가게되기 때문에 불편하다. 

묵상기도건 통성기도건 기도는 믿음의 사람이 개별적으로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응답을 바랄 진데 세상의 소음과 뒤섞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적 의제를 포함하는 세상의 문제들에 대하여도 성도들 각 사람이 의견을 갖고 소망하는 바가 있어 이를 하나님께 아뢰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광장과 대로상 함성의 일부가 되면 좋은 뜻이라도 우리 주님께 상달되기 어려우리라.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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