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노년] 일도 취미처럼! 서로 돌보는 교회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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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오신 육십대 후반의 권사님이 계셨다. 어느 날, 권사님이 필자를 찾아와 너무 우울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할 수도 없어서 그만 삶을 포기하고 싶다며 우셨다. 우울증을 고쳐보려고 유명한 정신과 병원도 찾아가고, 운동이나 취미활동도 해보았지만 도움이 되지 않았단다. 필자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권사님께 요양보호사 자격을 따서 노인 돌봄을 하시면 어떻겠느냐고 권면했다. 곱게 자라 결혼 후 줄곧 경제활동 한 번 해보신 적 없이 풍족하게 지내신 터라 처음엔 펄쩍 뛰셨다. 생애 처음으로 타인을 더욱이 노인을 돌본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워하셨지만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권면하자 결국에는 한번 해보겠노라고 약속을 하셨다.

한동안 소식이 없던 권사님이 얼굴에 화색이 만연해 다시 필자를 찾아오셨다. 어쩐 일이냐고 여쭈었더니 그동안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서 노인 돌봄을 했는데 너무도 즐겁고 보람되어 삶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거동이 불편하고 노쇠한 노인들을 돌보며 그분들이 고마워하고 감사해 하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다른 삶이 열린 듯 즐거움이 넘친다고 하셨다. 난생처음 돈도 벌고, 전도도 했다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셨다. 우울증은 좀 어떠신지 물으니 환하게 웃으며 “그런 거 없어진지 오래됐어요”라고 했다. 

‘취미’의 사전적 의미는 전문적인 기술이나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순수하게 즐기기  위해 하는 일 또는 감흥을 느껴 마음이 당기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권사님은 돌봄을 통해 자신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경험하며 보람과 함께 행복감을 느꼈다. 일이 취미로 승화된 삶에 다름 아니다. 취미를 일처럼, 일을 취미처럼 사는 노년을 적극 추천하는 이유이다.

필자는 2008년 ‘요양보호사교육원’을 서울시 인가를 받아 광나루 장신대 강의실을 임대해 운영한 적이 있다. 이때 송파구에 있는 대형교회인 ㅈ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전 교인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회에 와서 교육을 해달라고 요청하셨다(초창기는 교육만 이수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때 이미 ㅈ교회는 혜안을 가지고 교회 고령화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노인복지정책들을 면밀히 살피며 노인 일자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의 모색은 급속한 고령화를 맞고 있는 교회로서도 눈여겨 볼만한 일이다. 

특히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4년생)인 신 노년층은 소득 및 교육 수준이 높고 건강해 사회활동을 지속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이러한 신 노년층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해 노인성 질병으로 등급 판정을 받고 요양 중인 교회 성도들을 섬긴다면 행복한 노-노 케어를 실현할 수 있다. 돌봄을 받는 노인 성도들 역시 정서적으로나 영적으로 보다 평안함을 누리며 요양할 수 있을 것이다. 자격증을 가지고 섬기는 교인들은 사회활동을 지속하며 동시에 경제적으로도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교회는 노-노 케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인주간보호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노인복지 사업들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활용해 노인일자리 사업과 돌봄 사업을 균형 있게 운영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강채은 목사

<사랑교회, 前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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