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선포는 목회의 여러 사역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고, 교회의 모든 사역이 그 말씀으로부터 목회의 생명력과 그 방향을 얻게 한다. 즉, 목회자는 성도들을 상담하고 위로하며 양육하고 훈련하는 다양한 일을 감당하지만, 그 모든 사역의 기초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씀은 성도들의 영혼을 양육하는 영적 양식이다. 어린 신자는 말씀으로 성장하고, 연약한 자는 말씀으로 힘을 얻으며, 죄 가운데 있는 자는 말씀으로 책망을 받고 회개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 교회를 떠나며 “내가 여러분을 하나님과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 거룩하게 하심을 입은 모든 자 가운데 기업이 있게 하시리라”(행 20:32)고 했다. 이는 목회의 본질이 곧 말씀 중심의 사역임을 잘 보여준다.
교회 안에 갈등이 생길 때, 목회자는 더욱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팬데믹과 사회적 위기, 도덕적 혼란의 시대 속에서도 목회자가 붙들어야 할 것은 최신 이론이나 전략이 아니라, 변함없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말씀은 시대를 초월해 변하지 않는 진리이며, 성도들을 세상 가운데 견고히 세우는 반석이다. 그러므로 목회의 핵심은 ‘말씀을 따라, 말씀으로, 말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 중심에 서 있는 말씀선포 사역은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근본적 역할을 감당한다. 말씀을 선포하는 자가 그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고, 그 말씀 위에 교회를 세워갈 때, 목회의 모든 사역은 온전한 균형과 능력을 얻게 된다.
21세기의 목회 환경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정보의 홍수, 미디어의 발달, 다양한 세계관의 충돌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점점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으며, 목회자의 설교 사역은 전례 없는 도전 앞에 서 있다. 오늘날 교회는 설교에 대해 익숙하지만, 동시에 설교에 대한 무감각과 소비주의적 태도가 깊어지고 있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성도들은 ‘말씀’을 선택적으로 듣고 비교하며 때로는 재미있고 유쾌한 오락적 요소를 기대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설교는 때때로 감정적인 위로나 흥미 중심의 콘텐츠로 축소되고, 목회자들마저 성경의 진리보다 대중의 반응에 민감해지는 유혹에 노출되기도 한다.
더욱 심각한 도전은 말씀의 진리를 타협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다. 죄에 대한 명확한 선포는 ‘혐오’로 오해받고, 회개와 심판에 대한 메시지는 ‘부정적’이라며 회피된다. 그 결과, 목회자는 진리와 타협 사이에서 고뇌하며,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전하는 데 주저하게 된다. 그러나 참된 설교자는 사람을 기쁘게 하기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이며(갈 1:10), 어떤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말씀을 충성되게 선포할 책임이 있다.
아무리 우리 앞에 많은 도전이 병풍처럼 둘렀을지라도 말씀의 권위를 회복하고, 성경적 설교의 정통을 이어가며, 성도들이 진리 위에 바로 서도록 돕는 일은 시대를 초월한 목회자의 소명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살아 역사하시는 말씀 앞에 엎드릴 때, 목회자는 어떤 시대 속에서도 참된 선지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기백 목사
<포항하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