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세종의 섬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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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인 5월 15일은 세종대왕의 탄신일이다. 세종의 탄신일은 음력 1937년 4월 10일인데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가 바로 5월 15일이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을 민족의 으뜸가는 스승으로 인정하지 않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세종이 정말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이룩했는지, 그의 인품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필자도 역시 그랬다.

그런데 수년 전, 우연히 세종실록의 내용을 자세히 설명한 책 한 권을 읽고서 비로소 세종의 위대한 업적과 그의 고상한 인품에 접하고 감복해 필자는 세종을 마음 깊이 존경하고 영원한 스승으로 모시기를 결심하게 되었다. 

세종은 한글 창제뿐 아니라 가히 당대의 모든 분야, 법제, 의례, 의학, 지리, 농학, 과학기술, 역사학, 천문학 분야를 망라해서 국가의 수준을 일거에 끌어올린 천재적인 지도자였다. 다시 말하자면 조선의 기초는 세종대왕 집권기에 다 그 토대가 만들어졌고, 그 이후에는 약간의 첨삭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우리가 아는 몇 가지 예를 보더라도 대마도 정벌, 장영실의 물시계, 농사직설 편찬, 음악의 정비, 천문과 역법의 정비 등 셀 수 없을 만큼 업적이 많다.

업적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그의 인품이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몇 가지의 언행만으로도 그의 인품을 짐작할 수가 있는데 먼저 한글 창제의 동기를 보면 그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한자를 모르는 백성들이 당하는 어려움과 불이익을 걱정하고 그 고통을 덜어주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글을 창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의 인품은 부모와 형제를 대하는 태도에서 잘 나타난다. 특히 맏형 양녕에 대한 극진한 우애의 마음은 감동적이다. 세종이 즉위하자 신하들은 양녕을 서울에서 먼 곳으로 내보내라고 강력히 권고한다. 가장 큰 경계할 세력은 형제들이기 때문에 신하들의 우려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세종은 오히려 신하들의 눈을 피해 양녕을 만나 돌보아주고 배려하는 등 극진하게 대한다. 그 덕분에 양녕은 온전히 수명을 누리고 세종보다 더 오래 살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양녕의 처가와 장인에 대해서도 관대하게 대하고 선왕 태종이 내린 형벌을 감해주는 등 극진히 대해 주었다. 이런 진심어린 행동이 양녕을 감동시켜 형제간의 불화를 피하고 정치적인 안정을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 

실록에는 세종의 인품을 ‘영특하고 과단성이 있으며 신중하면서도 너그러우며 인자하고 공손하고 효성스럽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인품 때문에, 수많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등용할 수 있었으며 신하들과의 관계에서도 끝까지 대화하고 상대방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세종의 마음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으로 그렇게 많은 업적을 낼 수 있었다. 세종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섬김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겠다. 절대왕정의 시대에 이런 리더십과 인품을 지닌 리더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대선 선거운동이 한창인 요즘, 세종과 같은 섬김의 리더십을 갖춘 인물은 보이지 않고 막말과 거짓과 술수로 가득한 인물이 오히려 득세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이 우리 마음을 어둡게 한다. 그러나 실망은 아직 이르다. 우리 국민이 현명하게 기다리고 인내하며 올바른 선택을 한다면 섬김의 지도력을 실천해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을 꽃피울 인물이 반드시 나타날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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