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격은 여러 가지 영향에 의해 형성된다. 인생의 선배들이 물려준 조언, 성인들의 지혜, 경험과 독서, 친구와 이웃들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격이 완성되는 것이다. 나는 누구보다도 “더불어 사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을 많이 하였다.
학창 시절에 교사들이 칠판에 수업 내용을 써 놓으면 옆자리의 친구들이 서로 힘을 모아 불러 주었다. 시험 때가 되면 찐빵과 만두를 사다 놓고 친구들과 둘러 앉아 먹으며 함께 공부하였다. 친구들은 사전에서 영어 단어도 찾아 주며 공부할 수 있도록 늘 곁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날 내가 존재할 수 있었을지를 생각해본다.
학교 가는 길에 버스 정류장에서 후배들을 만나면 계단을 오를 때 서로 떠받들어 주며 가방도 들어 주었다. 그때도 늘 고마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도 당시 우정의 모습은 참 아름답고 고맙게 느껴진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쓸 데가 없으면 가치는 사라진다. 배가 고플 때 돈이 아무리 많아도, 주변에 음식을 파는 곳이 없다면 쓸모가 없다. 식당에서 칼국수, 비빔밥 같은 음식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있을 때만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주변에 없다면 아무리 많은 돈을 갖고 있다 할지라도 소용이 없다. 작은 것도 혼자서는 의미가 없다.
인생론에 대해 깊이 생각한 솔로몬은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의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고 했고,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또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고 했다. 인생이 의미 있는 것은 더불어 살아갈 때이다.
인도의 선다 싱은 네팔 전도를 위해 친구와 함께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가다가, 쓰러져 추위에 떨고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다. 함께 가던 친구는 혹독한 추위에 그 사람을 도와주다 보면 오히려 자신의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는 쓰러진 사람을 그냥 두고 가자고 말하면서 바쁘게 먼저 자기 갈 길을 갔다. 그러나 선다 싱은 쓰러진 사람을 외면할 수 없어 혼자서 그 사람을 업고 갔다.
먼저 간 친구는 히말라야의 추위에 쓰러져 죽어 버렸다. 반면에 선다 싱은 사람을 업고 걷느라 땀이 나며 몸이 더워졌기 때문에 추위를 이기고 히말라야 산맥을 무사히 넘을 수 있었다.
전도서에 의하면 “외롭게 홀로 여행하는 사람은 강도의 표적이 될 수 있으나, 두 사람은 서로 도움을 주어 강도에게 같이 저항하여 안전하였다”고 한다. 진정한 강함은 더불어 함께 사는 인간관계를 통해 얻을 수 있음을 교훈한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을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라는 말씀은 인간이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것을 실감나게 강조하는 말씀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