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기철의 최후의 고별, 그 모습
주기철은 한국교회의 순교 성자이다. 그는 일제 말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하다가 체포, 투옥, 고문당하기를 여러 번, 마지막 투옥되었을 때는 3년 7개월의 시간을 선한 싸움을 싸우다가 주님 품에 안겼다.「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저자이자 한국교회사학의 대석학 민경배 교수는 주기철 순교 여정의 마지막 투옥의 모습을 남겼다. “그의 나이 마흔 네 살 때의 일이다. 이 땅에서의 투쟁은 끝나고, 이제부터 3년 7개월은 자신의 육체와 인정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그는 승리하였던 것이다. 아픔과 기아와 서러움, 고독과 좌절을 이기고 주의 품에 안겼던 것이다.”
이 최후의 고별이 있기 얼마 전이었다. 일본 경찰이 주기철이 시무하던 산정현교회에 몰려와 앞으로 설교를 하지 말라고 협박했다. “나는 설교권을 하나님께 받은 것이니 하나님이 하지 말라 하시면 그만둘 것이오. 내 설교권은 경찰에게서 받은 것이 아닌즉 경찰서에서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때 일본 경찰이 “명령 불복종이라고 협박”하자 주기철은 “‘일본의 헌법에는 예배자유가 허락되어 있는데 당신들은 지금 예배 방해요 헌법위반’이라고 대답했다.” 역사는 증언한다.
2. 주기철 유언 설교 – ‘5종목의 나의 기원’
“아내로서 남편 외 다른 주인을 둘 수 없습니다. …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두지 말라 하신 계명은 이 천지와 우주를 만드신 창조주의 명령입니다.”
이 설교 후 7개월을 의성경찰서에 갇혔다 풀려난 주기철이 평양 산정현교회에 돌아온 날은 주일이었다. 그는 입은 옷 그대로 강단에 서서 말씀을 선포했다. “갇힌 가운데 늘 기도하던 다섯 가지 제목, 곧 ‘5종목의 나의 기원’이라는 제목”의 설교였다. 그의 다섯 가지 기도 제목은 이러했다 : 1. 죽음의 권세를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2. 장기간의 고난을 견디게 하여 주시옵소서. 3. 노모와 처자와 교우를 주님께 부탁합니다. 4. 의에 살고 의에 죽게 하여 주시옵소서. 5.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합니다.
이 설교 중 주기철이 한 말이 있다. “소나무는 죽기 전에 찍어야 시푸르고, 백합화는 시들기 전에 떨어져야 향기롭습니다. … 이 몸도 시들기 전에 주님의 제단에 제물이 되어지이다.” “주님을 위하여 오는 고난을 내가 이제 피하였다가 이다음 내 무슨 낯으로 주님을 대하오리까.” “이 몸이 어려서 예수 안에서 자랐고, 예수께 헌신하기로 열번 백번 맹서하였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밥 얻어먹고 영광을 받다가, 하나님의 계명이 깨어지고 예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게 되는 오늘, 이 몸이 어찌 구구도생(苟苟盜生) 피할 줄이 있으랴.” “오, 주님 예수여! …십자가를 붙잡고 쓰러질 때… 옥중에서나 사형장에서 내 목숨이 끊어질 때 내 영혼 받으시옵소서. 아버지의 나라는 나의 고향, 아버지의 집은 나의 집이로소이다. …죄악 세상에 부대끼던 나를 깨끗케 하사 영광의 존전에 서게 하옵소서. 내 영혼을 주님께 부탁하나이다. 아멘.”
류금주 목사
<(총회인준)서울장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