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나같이 모션이나 몸놀림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걸음걸이만 보아도 대충 그 사람의 나이를 알 수 있다. 뒷모습을 보면 목과 어깨 부분이 앞으로 숙여져 있다. 구부정한 모습에 팔 동작도 느리다. 발은 8자 걸음이다. 11자 걸음이 아니다.
발을 내딛는 것도 민첩하거나 날렵하지 않다. 나는 누웠다 일어설 때도 가뿐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그렇지 못하다. 얼마 전 낙상으로 골절이 되고 나서부터 더더욱 그렇다. 굼벵이 같이 슬로우 모션으로 조심스럽게 일어나야만 한다.
내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나이가 들면 다 그렇다고들 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계단을 가뿐가뿐 거뜬히 오르내렸다. 그런데 이제는 숨이 차고 헉헉거리기도 한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갈 때는 난간을 잡고 조심조심 내려가기도 한다. 존경과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던 자녀들은 연민과 동정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이가 들면 육체적으로 힘들고 느려지는게 당연하다.
동작을 조금만 바꾸려 해도 “아이고”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옆에 있던 아내가 아이고(I go) 하면 어디를 가냐며 빨리 가게 되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도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온다.
몸놀림이 젊은이들과 같지를 않다. 그러나 주눅 들지 말자. 모션이 느려졌다고 삶이나 생각이 느려진 것은 아니다. 움츠러들지 말고 어깨를 펴고 당당해져 보자. 삶의 태도와 외모에 따라 10여 살이 더 들어 보이기도 하고 덜 들어 보이기도 한다. 은퇴 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20세까지도 차이가 날 수가 있다. 누구나 외모나 정신적으로 젊게 살기를 원한다. 거기에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습관이 생각을 생각이 습관을 만든다. 다시 한 번 어깨를 펴고 고개를 바로 세우며 몸을 똑바로 추슬러 보자. 지금 이 정도 건강한 것을 감사하고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내가 숨 쉬고 살아있음은 실존적 기적이다. 남은 생애도 희망을 노래하며 기적의 연속을 만들어가자. 아름다운 인생 후반전 주어진 재능과 탤런트에 따라 사명을 다하자. 희망과 사명으로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바로 그것은 최고의 노화방지 처방이기도 하다. 보생와사(寶生瓦肆)라는 말이 있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것이다. 걸음걸이가 느려져 멈추는 순간 삶이 끝나는 것이다.
미국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에서 실험한 일이 있다. 걸음걸이가 빠른 사람에 비해 걸음걸이가 느릴수록 뇌경색 위험이 1.69배나 높다는 것이다. 걸음걸이가 빠를수록 치매 발병률도 낮다. 치매가 오게 되면 걸음걸이부터 느려지고 달라진다. 종종 걸음을 걷거나 발을 끌게 된다. 중년 50대를 출발선에 세우고 걷게 했다. 늦게 들어온 순서대로 죽는다는 것이다. 걷는 속도와 건강과는 상관관계가 있다. 걸음 속도는 바로 젊음과 건강의 상태를 나타내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나이 들었다고 늙은이 흉내내지 말고 좀 더 당당해져보자. 허리와 어깨를 펴자. 발은 11자로 해서 걷고 걸음도 조금 빨리 걸어보자. 걸음걸이만 잘해도 건강해질 수 있다.
두상달 장로
• 국내1호 부부 강사
• 사)가정문화원 이사장
• 국가조찬기도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