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마음 열자(open min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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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버리고 비우고 내려놓자

몇 년 전 여고생이 진료실에 왔다. 부모님의 일방적인 강요로 왔는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이 없다. 왜 왔는지, 뭐가 불편한지, 도통 말을 하지 않았다.

얼마가 지났을까, 필자에게 질문을 했다. “의사선생님이 제가 여기를 왜 왔는지 알아 맞춰 보세요”라고. 의외의 질문에 황당함도 있었지만 그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누구도 이 아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겠구나, 그래서 누구도 믿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고 지냈을 것 같았다. 그래도 답을 해줘야 할 터, 뭐라고 해줄까 하다가 다음 얘기를 해주었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마음의 안쪽에만 달려 있다’고 철학자 헤겔의 말을 전해주었다. 네 마음의 상처로 인한 미움과 분노, 화, 원망, 시기, 질투, 두려움, 걱정, 불안 등의 네 마음을 네가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네 마음을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네가 왜 힘든지 도와줄 수가 없단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나는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 맞추는 점쟁이가 아니란다. 네가 네 속에 있는 마음을 말을 해서 표현해줘야 네 마음의 상처를 찾아내어 도와주고 치료해 줄 수가 있단다. 네 마음의 상처로 인한 네 마음을 열수 있는 사람은 너 자신뿐이란다. 왜냐하면 네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가 네 마음의 안쪽에만 달려있기 때문이란다. 아무도 밖에서 네 마음의 문을 강제로 열 수가 없단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시무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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