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코로나의 해’였다. 모든 사람이 코로나로 시작하여 코로나로 끝을 맺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것이 중단되어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다다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비대면 사회가 되었고, 모여야 생명력이 넘치는 교회가 흩어지게 하는 사회 문화로 인해 결국은 교회의 생태계가 무너지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은 타격을 입는 곳은 ‘농어촌교회’이다. 농어촌교회는 전국의 교회들 가운데 더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 전체 교회의 수는 약 9,096개의 교회이다. 이 중에 농어촌교회는 3,038개 교회로 약 33%가 농어촌교회이다. 그리고 농어촌교회 중 1,245개 교회가 ‘자립대상교회’이다. 농어촌지역 교회의 40%에 해당하는 교회들은 자립을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본 교단에서는 ‘동반성장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농어촌교회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결국 일회적인 ‘금전적 지원’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단순한 금전적 지원은 농어촌교회의 동반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한국교회가 어려움에 처한 농어촌교회를 회복시켜나갈 수 있을까? 필자는 그 해결 방법을 예수님의 사역에서 찾고자 한다. 예수님께서 지금 이 시대에 살아계셨다면, 어떤 방법으로 그들을 도우셨을까? 예수님께서는 높은 보좌를 뒤로하고 이 땅에 ‘성육신’하셔서, 늘 ‘찾아가는’ 사역을 하셨다. 가난한 자들을 찾아가고, 아픈 자들을 찾아가고, 소외된 자들을 찾아가 그들을 위로하셨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위기에 처한 농어촌교회를 예수님처럼 ‘찾아가야’ 한다. 도시교회가 낮은 자의 마음을 가지고, 빚진 자의 마음을 가지고 농어촌교회를 섬겨야 한다. 그럴 때 힘든 상황 가운데 처해 있는 농어촌교회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교회는 올해 전국에 있는 농어촌지역 자립대상교회 30개를 선정하여 찾아가는 사역을 실시하였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성실하게 목회를 하고 계시는 교회를 총회에서 추천을 받아 선정하였다. 아무런 관계도 없고, 서로 얼굴도 모르는 교회를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온 성도들이 함께 그 교회를 위해 중보하며 직접 찾아가 함께 예배드리고, 일회적인 만남과 도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마음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추수감사주일 특별새벽기도회에는 방문했던 교회의 농어촌지역 목회자들을 필자의 교회로 초청하여 강사로 세우면서 강단교류까지 이어지게 하였다. 보통 교회들이 강사를 초청하면 잘 알려지거나 유명한 목회자들을 모시지만, 필자의 교회는 농어촌 지역의 목사님들을 강사로 모셔서 은혜롭고 살아 있는 말씀을 듣고 있다.
반가운 것은 이번 105회기 신정호 총회장께서 2021년 중점 사역으로 개교회들이 농어촌교회를 비롯한 자립대상교회의 목회자들을 초청하여 말씀을 듣고 교류함으로써 그리스도 안에서 한 공동체임을 확인하는 사역을 선포하였다는 점이다.
‘농어촌’은 우리 삶의 터전이었다. 흙을 밟으며, 흙에서 뛰놀며, 흙에서 자라 흙으로 돌아가는 우리 인생이 담겨 있는 곳이 바로 ‘농어촌’이다. 농어촌의 사랑을 받고 자라온 우리가 이제는 그 사랑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삶의 터전이었던 농어촌을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 다수의 농어촌교회를 회복시키는 것은 결국 한국교회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마음을 담아, 예수님께서 섬기셨던 것처럼 우리도 찾아가는 사역을 통해 농어촌교회를 섬김으로 도시교회와 농어촌교회가 함께 공존해 갈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한호 목사
<춘천동부교회 목사·서울장신대 디아코니아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