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으로 볼 때 가장 아쉬운 점이 ①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란 점과 ② 노벨상 수상자가 적다는 점이다. 노벨상 시상이 시작된 1901년 이래 120년간 총 수상자 수는 960명이다. 2020년까지의 국가별 수상자는 미국(385명), 영국(134명), 독일(109명), 프랑스(69명), 스웨덴(32명), 일본(28명)… 한국은 1명으로 공동 52위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의 GDP는 세계 12위 (2019년 기준)에 이르는 경제 강국이다. 어떤 통계는 종합 국가 경쟁력으로 우리나라를 10위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속이 허약하다. 기본 장비 면에선 국산화 비율이 20%요, 소재의 국산화 비율은 50%에 머물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롯데월드타워(지상 123층/554.5m)를 자랑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측량은 스위스 회사가, 토목설계는 영국회사가, 구조설계는 미국회사가, 풍등설계는 캐나다 회사가, 외벽공사는 미국과 일본회사가 맡아서 완공한 것이다. 한국의 기초과학 분야가 취약하기 때문에 겉으로 화려하지만, 모래 위에 세운 집(사상누각) 상황인 것이 아쉽다. 2020년도 노벨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①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는 로저 펜로즈(89)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라인하르트 겐첼(68) 독일 막스 플랑크 외계물리연구소 교수, 앤드리아 게르(55)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등 3인을 선정했다. 블랙홀 이론을 정립하고 실제로 관측한 공로자들이다. ②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제니퍼 다우드나(56)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UC버클리)대 교수와 프랑스 출신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52) 독일 막스 플랑크 병원체 연구소장 등 2인을 선정했다. 두 사람은 1911년 마리 퀴리 이후 노벨 화학상을 받은 6-7번째 여성 과학자들이다. 두 사람은 2012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DNA에서 원하는 부위(질병 뿌리)를 자유자재로 잘라낼 수 있는 ‘크리스퍼 캐스 9. 유전자 가위’ 기술을 발표했다. 유전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③ 노벨 의학상 수상자로 하비 올터, 미국 국립 보건원(NIH) 박사,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앨버트대 교수,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 등 미국과 영국의 의학자 3인이 선정되었다. 이들은 전 세계 7000여만 명의 감염자가 있고 매년 40여만 명이 사망하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진단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④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폴 밀그럼(72)과 로버트 윌슨(83)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2인이 선정되었다. 경매는 어디서든지 일어나는 일이고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데 이 두 사람은 경매이론의 발전과 새로운 경매형식의 발명에 이바지한 사람들이다. ⑤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국제기구 UN 세계 식량 계획(WFP)이 수상하게 되었다. 기아에 맞서 싸우며 분쟁 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 온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특히 기아를 전쟁과 분쟁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막아온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⑥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미국의 시인 루이즈 글릭(77)이 선정되었다. 개별적 실존을 보편적으로 만드는 분명한 시적 목소리를 낸 것이 선정 이유다. 글릭은 1996년 폴란드 작가 비슬라바 쉼 보르스카 이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첫 번째 여성 시인이다. 1993년 퓰리처상을 받은 ‘야생 붓꽃’(Wild Iris)을 포함해 12권의 시집을 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벨상 수상자를 길러내기 위해 30년을 내다보는 특별 프로젝트를 운영할 때다.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다고 원자력 발전소를 중단시키는 일보다 국가 발전 대계획을 세워 ‘저출산 대응책’과 ‘노벨상 수상 추진계획’ 같은 생산적 국정 운영을 착안해주기 바란다. 이런 ‘그랜드 플랜’은 5년 임기 내 사업이 아니라 몇 대에 걸친 장기 국책사업으로 추진해야 될 일이다. 국가와 민간기업 공동 출자로 노벨상 후보자 양성을 본격적으로 해 보면 좋겠다.
김형태 박사
<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더드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