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유래 없는 코로나 19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는 쉽게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인류는 물론 지구촌 전체를 휩쓸어갈 기세이다. 이런 시대에 우리의 신앙의 모습과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한 적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싫든 좋든 자의든 타의든 이런 본질적인 질문을 하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세워야 할 시점에 와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위기이기도 하고 또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는 이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신앙생활 자세와 교회의 자리가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회는 이런 분위기를 거치면서 신앙과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진실되게 묻고 정리 회복하면서 내면적으로 더욱 단단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런 전제 위에서 올해 맞이하는 우리의 성탄절은 우리의 신앙과 교회를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 일화를 통해 이 시대 이후의 우리의 신앙과 교회의 자리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가름하고 다짐하고 싶다. 지금까지 해마다 성탄절이 오면 전 세계와 그리스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베들레헴이다.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베들레헴의 성탄절 행렬과 예배들이 소개되고 전파되었다. 그 시간이 지나가고 사람들과 뉴스 기자들은 모두 돌아간다.
그리고 깊은 밤이 되면서 베들레헴 인근에 사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소리 없이 불빛도 없이 누가 볼세라 주위를 살피면서 하나둘 모여든다. 이들은 세계의 이목은 커녕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 이웃과 친지들 심지어 가족도 몰래 모여서 문자 그대로 고요하고 거룩한 성탄절 밤 예배를 드리고 그리고 조용히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기를 수백년 동안 그들은 생활과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묵묵히 신앙을 지키며 살아왔다. 올해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우리가 진정 보고 싶고 드리고 싶은 성탄절과 성도의 모습도 이런 것이 되기를 빌고 또 빈다. 그리고 우리가 맞이하는 2021년의 새해와 그 이후는 무엇을 기대하고 희망하며 살아야 할까?
많은 사람들은 오늘보다 나은 새해로 회복되기를 기대할 것이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과 교회가 바라는 새해는 그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출애굽 시절 광야에서 굶주릴 때에 이집트에서 신분은 노예였지만 배불리 먹고 마셨던 그때가 좋았으니 그때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던 것이(출 16:3) 우리 신앙의 사람들과 교회가 꿈꾸는 새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라는 이 세한의 시대에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가 비로소 소나무의 청청함으로 드러나듯이 우리의 새해는 우리 신앙과 본질과 그 푸른 모습이 더욱 드러나기를 기도하고 바란다.
나눔과 섬김과 베풂을 모르는 사람은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우리 생애의 최고의 행복은 주 안에서 우리가 사랑받고 있음을 확신하는 것이다. 2020성탄절과 2021새해에 주 안에서 더욱 강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