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Amen)은 기독교뿐만 아니라 천주교와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예배에 공통으로 사용하는 단어이다. 그 뜻은 앞의 성경 구절이나 말을 받아서 긍정을 표하는 것으로, “그러합니다.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확실히 그렇습니다”라는 의미이다. 신약성경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의 말씀 중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데, 여기서 ‘진실로’라고 번역된 단어의 히브리어가 바로 ‘아멘’이다. 이 ‘진실로’라는 표현이 복음서에 80번이 나오는데, 예수의 메시아적 권위를 나타내는 단어이기도 하다.
우리 기독교 예배에서는 성경 말씀이 낭독되고 끝에 ‘아멘’을 회중이 고백하는데, 하나님의 말씀으로 긍정한다는 의미이다. 또는 기도가 마칠 때 ‘아멘’을 하는 것은 공동체가 모두 함께 동일한 기도를 하고 그 내용에 동의한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기독교나 천주교뿐만 아니라 유대교에서도 아멘은 동일하게 사용된다. 전통적으로 유대교에서는 랍비가 성경을 읽으면, 회중이 그 구절을 따라서 복창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것이 번거로워지면서 아멘으로 대체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아멘을 ‘아민’이라고 발음한다. 이는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기도가 끝날 때 회중들이 하는 표현이다. 영어권에서는 아멘을 ‘에이멘’으로 발음하기도 한다.
지난 1월 3일 제117대 미국 하원의 새해 개원식에서 기도를 맡은 임마누엘 클리버 의원은 기도 끝에 에이멘(amen)에 이어 에이워먼(awoman)이라고 하여 큰 문제를 일으켰다. ‘아멘’을 남성적 표현으로, ‘에이워먼’은 여성적 표현으로 생각하여 동등하게 하려는 시도였다. 클리버는 미주리주 9선 연방하원의원이며, 연합감리교회 목사로 37년간 목회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아멘’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성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아멘(amen)을 성별적 단어로 각색한 것은 민주당의 노선과 맥을 같이한다. 민주당은 하원 의장인 낸시 펠로시를 중심으로 새 운영규칙을 제정했는데, 성적 차별이 있는 아빠, 엄마, 아들, 딸, 형, 누나 등과 같은 단어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클리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그의 기도에서 “우리는 유일신인 브라흐마(Brahma), 많은 다른 신앙들에 의해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신(god)’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하였다. 미국의 정치와 신학이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