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창] 견제와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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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이론의 세계적인 석학인 래리 다이아몬드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최근 한국의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고 법원, 경찰에 부적절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다이아몬드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가 초래한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을 지적하면서 한국에서도 민주주의가 퇴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정신 등 다수의 민주주의 관련 저서를 내온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라크 등 전 세계 민주주의 현장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특히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민주주의는 단순히 선거에서 이기는 것 이상이라며 한 번이나 두 번 선거에 이겼다고 매우 민주주의적인 정당이라거나 민주적 시스템의 보호자라거나 민의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이아몬드 교수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 사법부 독립, 검찰 독립, 정보사회 독립을 존중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적 반대자들과도 최소한의 공통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와 민주당이 선출된 권력 또는 다수당임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추진한 국정운영과 법원, 검찰, 감사원 등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형태가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는 비판으로 해석된다. 또 다이아몬드 교수는 단순히 많은 참여자가 있고 풀뿌리의 정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민주적 정당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증오 정치가 부른 막장극은 결국 트럼프의 증오 정치가 부른 막장극이라고 할 만하다.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게임의 룰을 무시해 온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불러온 참화치고는 피해가 너무 커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쉽게 위태로워질 수 있는지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닌 것 같다. 미국의 영광만 남길게 아니라 브루미디 회랑의 남은 벽화 공간에 이번 사태를 기록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다. 미국의 영광만 남길게 아니라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치욕의 순간도 벽화로 남겨두어야 두고두고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막장 정국의 극치를 보여준 추미애 사태로 인해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최저점을 갱신했지만 구 주류인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시선도 아직은 싸늘하다. 혼란의 정치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안세력으로 여겨지지 않는 듯하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과연 권력에 대한 견제와 타락한 정권에 대한 심판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밝은 메시지만을 던지면서 왠지 모르게 구태스러운 정치적 이미지를 계속해서 지키고 있다는 보수에 대한 평가가 많은 것을 말해준다. 야당과 보수파가 아직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지난 사태를 대체하는 새로운 시대가 요청되고 있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뭔가 골병든 이 정권, 그래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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