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1969년 월남 전쟁에 참전한
그때를 되돌리며
오늘, 나이를 헤아리는 나는…
팔순을 넘기며 그 날을 되뇌어 본다.
맹호사단 천하 제1연대
베트남 중부 격전지 푸켓 답다지역은
그 옛날 나의 발자국이
그리움으로 피어 오른다.
그 날 고국에서 기다리는
사랑스런 아내를 향한
베트남에서 서울로 띄운 글이다.
세월은 흐르는 강,
누구는 여기에 낭만의 추억이
새록새록 머리에 담으며
당신과 나 사이
서로가 ‘우리네의 사랑’을 강(江)이라 부른다.
여기 출렁이는 강, 강물이
남지나해를 사이로
겨울과 여름이 뒤바뀌듯
그곳은 추위로 겨울을 보내는데
이곳은 이글대는 한여름 더위가
멀고 먼 거리를 알린다.
베트남 허리 잘룩한 중부지역
푸켓 안캐지역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베트콩 소탕작전에 군목(軍牧)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지휘관과 함께
윙윙 거리는 프로펠러 진동 속에
높은 산악지역을 날으며 간다.
이 하늘 아래
당신과 나는
양쪽인 끄트머리에서
사랑이라는 말로
오늘의 외로움을 달래어 간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시작(詩作) 노트>
그 옛날 1969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면서 고국의 아내에게 띄운 편지를 찾아 읽어본다. 20대 젊음을 경험키 위해 베트남으로 향했던 날은 1969년 4월이었다. 매일 아내를 향한 편지는 시(詩)로 써 보낸 것이다. 베트콩 소탕을 위한 작전은 수시로 전개되었다. 그때마다 연대장과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작전 지역을 돌며 기도를 해 주는 것이 나의 임무였다. 한국은 겨울이었고 그곳은 무더위가 한창인 건기 여름이었다. 그때 아내에게 보낸 편지의 시(詩)는 오늘에야 더 진한 추억이 된 것이다. 그날이 더욱 추억된다. 구약 아가서는 솔로몬의 시로서 술람미 여인을 향한 사랑의 편지이다. 나도 그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아가서 4장 1절에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도 어여쁘다 너울 속에 있는 네 눈이 비둘기 같고…” 매우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이다. 진한 사랑이 더욱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