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메소포타미아 약사(略史)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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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2천 년경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 강변에 ‘앗수르’(Ashur 또는 Assur)라는 곳에 작은 도시국가가 형성되었다. 이 도시국가는 당시 티그리스 강변에 생겨난 다른 도시국가들과 특별히 다른 점이 없는 작은 도시국가였다. 그 당시 누구도 그곳이 장차 고대 근동 세계를 제패하는 앗수르 제국의 수도가 될 줄을 몰랐다. 그러나 작은 도시국가로 시작한 ‘앗수르’는 주변의 다른 도시국가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 그것은 역량 있고 야심 많은 왕들을 배출한 것이다.
주전 1700년대에 들어와서 앗수르 도시국가는 주변의 여러 도시국가들을 규합하여 그 지역의 맹주가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앗수르의 세력은 확장되어갔고, 주전 1300년대에 이르러서는 북부 메소포타미아 전역에 군림하는 막강한 세력이 되었다. 역사가들은 이때를 ‘앗수르 제국’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때로 보고 있다. 이로부터 약 400년간, 주전 900년대까지의 기간을 ‘구 앗수르 제국 시대’라고 부른다.

이때 앗수르 제국은 북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평정했으나, 제국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서 먼 지역까지 원정하거나 하는 여력은 없었다. 구 앗수르 제국 시대에는 이스라엘과도 아무런 접촉이 없었다. 그 시대 이스라엘 역사는, 애굽에서 노예 생활과 출애굽, 광야 시대를 거쳐 가나안 땅에 들어와 사사 시대를 지내고, 다윗‧솔로몬의 왕정이 막 확립된 때였다.
한편, 구 앗수르 제국 시대에는 남부 메소포타미아 지역까지는 제국의 힘을 미칠 수가 없었다. 남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함무라비 왕으로 대표되는 ‘구 바벨론 제국’이 멸망한 후 (주전 1595년경) 힘의 공백이 생긴 틈을 타서, 동부 산악 지대(오늘날 이란의 서부 지역)에 살던 카사이트 족(Kassites)이 남부 메소포타미아를 공격했다. 카사이트 족은 잘 훈련된 기병대와 병거 부대를 앞세워 바벨론을 공략하고 이를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1500년대 중반). 카사이트 족은 우리에게는 생소하게 들리지만, 이로부터 약 400년간 남부 메소포타미아 전역을 지배했던 막강한 세력이었다. 그러나 날로 강성해진 앗수르 제국의 공격을 받고 패배하여 결국 이들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1100년대).

앗수르 제국이 고대 근동 세계에서 절대적 강자로 부상하게 된 것은 주전 900년대 말부터이다. 이때부터 주전 612년 앗수르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 약 300년 동안의 기간이 제국의 전성기였고, 이때를 ‘신 앗수르 제국 시대’(Neo-Assyrian Empire)라고 부른다. 신 앗수르 제국 시대에 들어와서 제국의 영토 확장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제국의 왕들은 대군을 이끌고 원정길에 나서느라 영일이 없었고, 작은 나라들은 이동하는 앗수르 군대의 말발굽 소리에 숨을 죽여야 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앗수르 군대와 대전(對戰)한 첫 번째 왕은 북이스라엘의 아합 왕(869-850)이었다. 그때 앗수르 제국의 살만에셀 3세는 제국의 서부 지역 정복을 위해 대군을 이끌고 원정길에 올랐다. 이를 알게 된 아람(오늘날 시리아)의 왕은 황급히 주변의 작은 나라들을 규합했다. 그 결과 12개국이 가담한 동맹군이 결성되었다. 이 동맹군에 이스라엘의 아합 왕도 가담했다. 아합 왕은 1만 명의 병사와 2천 기의 병거대를 보내어 동맹군에 가세했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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