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 경제는 급속도로 얼어붙고 마비되어 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고 들어오는 길이 모두 막히면서 항공업계와 여행사가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단체 관람을 할 수밖에 없는 연극 무대와 뮤지컬 공연장, 영화관 등의 수입도 반토막을 넘어 사상 최악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만큼 작년 코로나19 확산 초반 상황만 해도 이렇게까지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계속되는 전국적 확진 발생 소식에 우리 국민들의 생활상, 특히 취미와 여가시간 활동 역시 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한 뒤로 직접 경험하고, 듣고, 생각하게 된 우리 국민들의 취미생활에 큰 변화들을 서술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아, 봄이면 꽃놀이, 여름에는 계곡이나 바다로, 가을에는 단풍 구경, 겨울에는 설경을 즐기며 풍류와 흥을 노래하는 민족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여행 역시 기피하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유명한 여행지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법이라, 집합과 단체 활동을 피해야 한다는 예방수칙에 따라 여행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런 와중에도 캠핑족들에게 요즘 ‘차박’이 유행이다. 가족끼리 멋진 명소와 여행지 풍경을 즐기며 자가 차량에서 잠을 자는 캠핑문화를 ‘차박’이라 한다. 이로 인해 차량 렌트, 차박장비 렌트 등 캠핑 렌트사업이 번창하게 되었고 개인적 가족적 캠핑 위주로 사람간의 접촉을 피한 캠핑문화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져다 준 첫 번째 취미생활의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관람 문화도 바뀌고 있다. 영화관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통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국민들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영화를 관람해야 하는 영화관 방문을 꺼리고 있다. 영화 배급사들 역시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영화 제작을 연기하거나, 이미 제작된 영화의 개봉 시기도 계속 늦추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넷플릭스나 왓챠 등 영상콘텐츠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굳이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모바일(스마트폰)이나 PC, 인터넷TV로 최신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져다 준 두 번째 취미생활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온라인게임이나 닌텐도DS게임, 모바일(스마트폰)게임 등 집에서 혼자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게임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쇼핑 문화 역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아울렛 등에서 오프라인으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쇼핑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백화점 방문고객 수가 줄고 이에 따라 백화점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상황에 반해 온라인 쇼핑몰 매출은 급증했다. 구입한 제품을 집까지 안전하게 배송하는 서비스인 택배‧물류 회사들의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더라도 이러한 상황을 빗대어 볼 수 있다. 쇼핑을 위한 방문시간 제한 자체가 없으며,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마음껏 원하는 물건,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극대화되고 있다.
운동을 즐기는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헬스장이나 공용 운동장 등에서 단체로 운동을 하는 현상은 줄고 있는 반면,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하는 ‘홈트레이닝(홈트)’이 각광받고 있다. 컴퓨터나, TV 화면을 보며 강사의 행동에 따라 운동하는 ‘홈트’를 즐기는 운동족들이 늘고 있다.
음식 문화도 바뀌었다. 이른바 ‘맛집’을 찾아 방문해 먹기 보다는, 포장이나 배달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집에서 즐기는 ‘혼밥족’들이 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와 같은 모바일 플랫폼 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이로 인해 퀵서비스, 퀵 배달이 급증했다. 도로를 주행할 때 여기저기 퀵 배달 오토바이가 자동차 사이로 질주하는 장면을 자주 본다. 이렇게 새로운 직종이 떠오르면서 더불어 같이 뜨는 직종도 자주 등장한다.
취미 생활은 앞으로도 더욱 많이,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다. 다만 감염병 예방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맞춰, ‘비대면’ ‘원격 정보통신 기술 활용’ ‘이동거리 최소화’ 등의 특징을 살릴 수만 있다면 더욱 여러 방면에서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고 다수의 국민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취미생활, 여가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김연현 목사
<총회 규칙부 전문위원·법학사·전북동노회·구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