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코로나19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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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신문에 세계적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70% 격감했다는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고 있고 확진자 수도 크게 줄고 있지 않은 요즘, 그래도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작은 희망이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올 하반기에는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내년부터는 일상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것 같다.
팬데믹의 충격에서 온 세계가 아직도 벗어나고 있지 못하지만 이제는 조심스럽게 코로나19 이후를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고 할 만큼 코로나가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무엇이 달라지고 어떻게 변화할까에 대해 많은 전망과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필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가장 큰 변화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의 근원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중국 우한지역에서 야생박쥐를 통해서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인간의 경작지와 도시가 팽창하면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인간과 야생동물의 빈번한 접촉이 팬데믹을 일으킨 것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창궐은 훨씬 더 빈번하게 더 큰 강도로 인류의 위협이 될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경고의 메시지는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개발이 인류문명을 바꾸어 놓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성장이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그에 따른 자원의 남용, 경작지의 확대, 그리고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대기온난화는 지구생태계가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오히려 시작에 불과한데도 세계에 미친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막대한 인명피해과 의료비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와 일상생활이 멈추어 버리고 소득이 감소하는데 따른 피해도 천문학적이다. 환경파괴에 대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 200여년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의 재앙도 벌써 시작되었다는 징조가 세계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과 무지의 결과로 우리의 생존의 위협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지구 생태계는 인간만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에서부터 식물과 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명체가 미묘한 균형을 이루고 서로 의존해서 살아가는 공동운명체라는 사실을 이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과거 동식물이 번성한 5억년의 기간동안 5번의 대멸종이 있었지만 지금 그런 규모의 대멸종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지난 50여년간 세계 인구가 두 배가 되는 과정에서 생물종의 약 60%가 사라졌다고 한다. 코로나19는 우연한 재앙이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이러한 급속한 불균형이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인 것이다.
환경은 공짜가 아니라 값비싼 대가를 수반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코로나19 사태에서 뼈저리게 받아들이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환경보존은 생존의 문제인데도 우리는 아직도 경제적 풍요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이제 소비와 물질적 풍요보다 환경을 중시하는 생활방식의 일대전환이 필요하다.
화석연료로 인한 온난화가 심각한 지금, 원자력발전은 오히려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사실이 세계적으로 입증되고 있는데도 환경보호라는 명분 아래 탈원전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을 코로나19가 깨우쳐 줄 수 있을까?

김완진 장로
• 서울대 명예교수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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