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엄마 아빠는 꽉 막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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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는 선물이다. 가정에 생기를 주는 활력소이고 향기를 주는 꽃이다. 그래서 자녀 문제는 가정의 행복지수이기도 한다. 인간은 사랑을 먹고 산다. 사랑 안에서 자라는 자녀가 정서적으로 건전하게 성숙해 진다. 그러나 우리는 자녀들의 내면보다 자녀의 외모인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 등 하는 외관적인 행동에만 신경을 쓴다. 자녀의 입장에서 자녀의 눈으로 이해하고 사고하려는 노력은 무시한 채 나의 눈높이에, 나의 인식 수준에 자녀를 맞추려고 한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이가 하는 건 뭐든지 못마땅하고 맘에 안들 때가 많았다. “공부해라” “일찍 다녀라” “게임 그만해라.” 온통 해라, 하지 마라 뿐 이었다.
그러니 아이는 엄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오래전 아이가 고등학교 때 나는 청소년들에게 강의를 하기 위해 아들애의 생각을 좀 알아볼 량으로 아이에게 다가갔다.
“얘기 좀 하자, 요즘 애들 생각 좀 알아보게.” 이말만 했으면 좋았을 것을. “얘, 엄마는 이만하면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 엄마라고 생각해, 너도 잘 이해해 주고 있잖아,” 그랬더니 아이는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엄마를 치켜 보며 “엄마가요? 우리 엄마 아빠는 꽉 막혔어요” 라고 말한다. 충격이였다. 우리 가정은 가정사역을 해 온 가정이고 청소년 사역도 오랫동안 해 왔다. 그런데 자녀한테 인정 못받는 허구였다. 얼마나 소통이 안 되고 상처를 주었으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은 나에게 정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래서 내가 아이들에게 강의하는 제목에 “엄마 아빠는 꽉 막혔어요” 이렇게 정했다.

누구로부터 상처를 제일 많이 받았는가를 물어보았다. 아이들의 63%가 “부모로부터”라고 대답했다. 그다음이 선생님, 그리고 친구였다.
나는 마음의 문을 열고 자녀를 바라보는 일에 서툴렀다. 아무튼 나는 미숙한 엄마였다. 어느 날 아들이 머리에 브릿지를 하고 들어왔다. “야 멋있네. 근사하다. 우리 아들 진짜 예쁘다.” 아들은 우리 엄마 또 얼마나 잔소리하고 혼낼까 잔뜩 겁을 먹고 들어오다가 칭찬을 하니 뜻밖이었나 보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그 애의 마음을 살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한 것이 정말로 예뻐 보였다. 젊으니까 하지. 아직 학생이니까 하지, 젊은 애가 노친네처럼 단정하게 머리 깎고 점잔빼고 다니면 그건 또 얼마나 우스울까?

그러고 보니 나도 많이 변했다. 그런데, 이렇게 칭찬을 들은 아이는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고 엄마 아빠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내가 변해가는 만큼 아이들이 변해갔다. 지금은 물론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 능력도 발휘한다. 물론 브릿지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한 건 나다. 예전엔 아이 하는 건 뭐든지 어설퍼 보이고 맘에 안 들고 못마땅한 게 많았는데 지금은 뭐든지 다 잘한다는 거다. 신체적으로도 강건하고 지식도 새로운 거 많이 알고 컴퓨터도 잘한다. 핸드폰도 잘 다루고 정말이지 다 잘한다. 이 나이 되고 보니 아이들 보다 나은 건 글쎄, 걔네들 보다 경륜이 많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것도 곧 역전될 때가 온다. 그래서 지금은 나는 내 아이들에게 정말 잘 보이고 싶다. 그래야 노후대책이 될 것 같다. 아이들을 많이 칭찬하자.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미래에 훌륭하게 될 내 아이의 모습을 그리면서 칭찬하자.

김영숙 권사
• (사)가정문화원 원장
• 반포교회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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