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순절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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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유수와 같다. 누구에게나 어린시절이 있었고 청년 시절이 있었고 장년 시절을 거쳐 노년 시절을 만나게 된다. 어렸을 적에는 사순절에 대한 기억이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시절들을 보내면서 사순절에 대한 기억은 특별하지 않지만 하지 말라는 것이 더 컸을 것이다.
금식, 금욕 등 30여 년 전만 해도 그런 사순절을 보내며 ‘하지 말라’는 사순절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사순절을 강조하면서 사순절 40일을 보내는 방법들이 프로그램화 되기도 했다. 사순절 40일 묵상카드를 만들고, 조금 더 경건하게 보내는 방법들을 프로그램화해서 보급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가장 많이 강조했던 것이 금식이었다. 하루 한 끼 금식을 하는 것이고 그 금액만큼 헌금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교회의 사정과 목적에 따라 미리 후원할 곳을 정하고 선교지나,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하기도 했다.

후일 386세대, 486세대 586세대를 거치면서 개인 컴퓨터가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고 나서는 미디어 금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루에 미디어 사용하는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에는 탄소금식이라는 것으로 바뀌었다. 지구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는 탄소 사용에 대해서 줄이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 앞에서 언급한 것 말고도 사순절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목회 현장에서 느끼는 것은 사순절에 주님의 가신 길, 고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의미와 목적은 좋더라도 그 실행 방법을 금식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흔히 사순절 기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는 줄여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사순절 기간에는 결혼도 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순절 기간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하는 것보다 하자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 예를 들면 금지하는 것 대신 적극적으로 하자는 것을 말한다. 사순절 기간에 말씀을 읽자. 기도를 하자. 물론 이런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한 번 더 강조하자. 그리고 사랑하자! 그리고 사랑할 방법을 함께 나누고 결정해서 실행에 옮겨보자. 한 끼 먹지 말자고 하는 것보다 그 한 끼를 어려운 이웃이나 친구들에게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방법이 더 좋기 때문이다.
사순절은 고난과 아픔이 들어 있지만, 주님이 우리를 향하신 적극적인 사랑이 담겨져 있는 절기이다. 주님께는 고난의 길이지만 그래서 너무 마음 아프고 죄송하지만, 우리에게는 주님의 참 사랑을 알게 하는 절기이다. 그리고 그렇게 주님처럼 사랑을 나누는 절기가 되어야 한다.
사순절은 이렇게 사랑의 주님께서 적극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신 절기이며,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친히 선택하신 사랑의 절기이다. 사순절을 묵상하면서 주님의 가신 길과 그 길을 함께 걷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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