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시간마다 주님의 사랑 줄로
“굳게, 굳게” 매달라며 애원
어느 날 불현듯 찬송 멜로디가 떠올라 큰 누나뻘 선배 시인을 찾아갔다. ‘라라라라~’ 하며 가사 없는 노래를 불렀다. ‘도레미~ 미파솔~’은 “날마다~ 날마다~”로 불렀다. 여러 번 반복해 불러달라던 앞 못 보는 시인은 “너무 좋아요. ‘라도솔도’ 리듬은 마치 주님께 막 조르는 것 같네요”라며 점필을 들었다. 시인은 외운 노래를 불러가며 한 자 한 자 점판을 눌렀다. ‘라도솔도’ 처음엔 clinging, clinging을, 다음 연엔 ever, ever를, 그리고 후렴엔 closer, closer란 시어로 주님께 애원하듯 중복했다. 은혜에 넘쳐 함께 부르다가 시인이 멈췄다. “‘날마다, 시간마다’(Ev’ry day, ev’ry hour)가 어떨까요?” 그들은 고쳐 쓰며 노래하고 또 노래했다. 어디까지나 내 상상 속 이야기다.
찬송 시 ‘나의 생명 되신 주’(Saviour, more than life to me)는 미국의 여류시인 크로스비(Fanny Jane Crosby, 1820-1915)가 지었다. 도온의 부탁으로 그의 곡에 붙여 1875년 출간된 도온과 로우리 (Robert Lowry, 1826-1899)가 공편한 주일학교 찬송가(Brightest and Best)에 발표했다.
곡명 EVERY DAY, AND HOUR는 도온(W. Howard Doane, 1832-1915)이 작곡했다.
우리 찬송가에는 크로스비의 찬송 시 21편, 도온의 찬송 곡조 17편이나 실려 있다. 이들 콤비가 지은 짝진 찬송가는 ‘주 어느 때 다시 오실는지’(176장), ‘너희 죄 흉악하나’(255장), ‘인애하신 구세주여’(279장), ‘기도하는 이 시간’(361장), ‘나의 생명 되신 주’(380장), ‘주 예수 넓은 품에’(417장), ‘십자가로 가까이’(439장), ‘저 죽어가는 자’(498장), ‘주께로 한 걸음씩’(532장),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540장), ‘그 큰일을 행하신’(615장) 등 무려 열 한 장이나 된다.
이 곡 최초 악보엔 ‘나아갑니다’의 ‘갑’, ‘받아주소서’의 ‘주’, ‘잡아매소서’의 ‘매’에 늘임표()가 있다.
매 절마다 세 번 씩 등장하는 ‘라도솔도’의 가사도 원문처럼 중복하여 “주님 앞에, 앞에”, “나를 정케, 정케”로, 후렴에선 “나를 굳게, 굳게”로 수정하면 간절함이 더할 것 같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