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죽음’이다. 모든 관계를 단절시키기 때문이다. 지위, 명예, 희망, 인간관계 한순간에 다 끊어버린다. 아주 냉정하고 무섭다. 전쟁터를 누비며 수많은 죽음을 보고 또 상대를 괴멸시킬 정도로 용감한 장군도 죽을 때는 약해지고 두려워한다.
그리스도인에게도 ‘죽음’이 두려움의 대상일까? 그렇지 않다. 바울은 ‘의의 재판장이신 하나님께서 의의 면류관을 주시는 시간’이라고 확신하였다. 주님께서도 십자가에 달린 한 강도에게 ‘네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하셔서 죽음의 순간은 영혼이 떠나서 바로 하나님의 품에 안기는 위로와 상급으로 연결되는 시간이며, 나아가서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라고 하셔서 육신의 죽음은 부활로 연결되는 시간임을 가르쳐 주셨다. 다시 말해서 죽음은 단절과 소멸의 시간이 아니라 부활과 상급의 시간임을 확신한다.
예수 부활의 첫 목격자인 막달라 마리아는 처음에 부활을 믿지 못했다. 수의가 개켜 있고 천사가 ‘그는 그의 말씀대로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느니라’는 증언을 들었지만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잰걸음으로 제자들에게 이 사실을 전했지만 베드로와 요한도 한 걸음에 달려와 시신이 없는 빈 무덤을 확인하고서도 의아해하였을 뿐이다. 드디어 의심하던 제자들에게 생애 극적인 전환이 왔다. 제자들이 그 많은 환란을 당하면서도 목숨 걸고 ‘부활 증인’이 된 것은 부활절이 오순절을 만났기 때문이다.
음식점 중에 ‘삼겹살이 고추장을 만난 집’이라는 상호가 있어서 간판에 끌려 들어가 보았더니 역시 색다른 맛이었다. 예수님의 부활이 아무리 역사적이요 객관적인 사실이라도 그것을 믿지 않는다면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또 지식적으로 믿어서는 아무런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다. 활기찬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려면 반드시 성령의 능력을 덧입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며 세상의 소금이 되자. 부활의 첫 열매되신 예수 그리스도는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시고 역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세상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증인으로서 살아가야 한다. 부활의 능력이 우리들과 우리들의 이웃까지도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짙은 어둠이 세상을 덮었을 때에는 한 자루 촛불의 빛도 희망의 상징이 된다. 부활 신앙으로 세상의 빛이 되자. 코로나19로 혼돈 속에 놓여 있는 세상 속에서 의와 화평함을 증거 하는 믿음의 지체가 되자. 온 땅에 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과 용기를 전하며, 가정마다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온전히 서는 은총을 누리는 부활을 맞이하자. 세상이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세상을 섬김으로 성경이 진리임을 증언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찬양하며 부활의 복된 소식을 온 땅에 전하며 복음을 전하는 전환점이 되어 예수 부활, 예수 구원의 은혜와 사랑이 온 땅에 가득하기를 축복한다.
성령 받은 베드로는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신지라.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로라”(행 2：32),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행 2：36)고 외쳤다. 이날 설교를 듣고 가슴을 치며 회개하고 세례 받은 사람이 삼천명이나 되었다. 예수 부활 설교가 몇백 년 후에 했는가? 아니다. 불과 예루살렘 성 밖 골고다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지 채 두 달 정도였다. 생생한 기억을 하던 사람들 앞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면 아마 베드로는 돌에 맞아 죽었을 것이다. 그만큼 예수 부활은 역사적 사건이요 명백한 일이었음을 뒷받침해 준다.
우리 기독교는 ‘생명과 부활’을 선포하는 생명 종교이다. 그리스도인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공동묘지로 걸어가는 나그네가 아니라 천성을 향하여 나아가는 순례자이다. 죽음이 단절이 아닌 하나님과의 연결임을 깨닫고 부활의 소망으로, 달려갈 길을 달리고 죽음을 뛰어넘어 부활의 새 아침을 맞이하는 영광의 삶을 살아가자. 특히 금년은 여전히 코로나의 위험이 진행 중이지만 십자가를 묵상하고 성령님을 사모함으로 내 안에서 부활절이 오순절을 만나는 은총이 임하길 바란다.
김태영 목사
<증경총회장·백양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