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이 2021.1.20. 취임했다. 지난 4년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했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로 바뀐 것이다. 바이든 외교정책의 핵심은 동맹주의와 다자주의다.
2020 미국대선 결과 조 바이든은 8,124만 3485명의 득표(51,4%선거인단 306명)로 7,422만 3744명을 득표(46.9%선거인단 232명)한 도널드 트럼프를 이겼다. 상원 의석수는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동수이고(부통령이 상원의장 겸직) 하원 의석수는 민주당이 222석, 공화당이 211석(총 435석 중 공석 2석)으로 구성돼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당면 국내 문제로는 ①코로나 팬데믹의 극복을 통한 정상생활의 회복 ②인종,빈부,이념으로 증폭된 사회갈등해소와 국민 통합 ③코로나19 사태로 무너진 경제의 재건 ④이민법개정 등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의 개선 등을 꼽을 수 있다. 바이든 시대의 국제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①한국과는 동맹강화 대북 압박에 동참 요구 및 북한 인권문제가 거론(트럼프 정부는 북인권 문제를 묵인해 왔음)될 것이고 ②북한에 대해선 바텀업(buttom-up) 방식의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트럼프 정부는 Top-down 방식의 협상 유지) ③일본에 대해선 동북아시아 최대 동맹이자 인도 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으로 관계를 강화할 것(트럼프 정부와 유사할 것)이며 ④중국에 대해선 경제와 군사적 강경압박 전략을 유지할 것이다(트럼프 정부와 유사할 것) ⑤러시아에 대해선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 측의 사적 거래를 금지할 것이다(트럼프 정부 참모들은 러시아와 긴밀히 접촉했었다) ⑥이란에 대해선 2021년 6월의 이란 대선 전 핵문제의 해결을 통해 중동 정세의 안정을 모색할 것이다(트럼프 정부는 이란 핵 합의를 탈퇴했다) ⑦유럽 공동체(EU)에 대해선 방위비 분담금중액을 압박하는 대신 NATO 등과 동맹을 강화할 것이다(트럼프정부는 분담금 인상에 집착했었다) ⑧국제사회에 대해선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하는 등 관계를 복원할 것이다(트럼프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했었다).
2021.1.6. 미국의회의사당 난입폭력 사태는 미국 사회의 극심한 분열상과 리더십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는 극우세력에 의한 우발적 돌발행동이라기 보다는 오랫동안 잠재되있던 미국 사회의 내면적 분열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정당들의 무능력과 노골적으로 분열을 조장한 트럼프의 리더십이 원인이다. ‘다양한 민족적 뿌리를 가진 이민자들의 국가’라고 태생적 출발은 정치적으로 통합을 중요시했고 사회, 문화적으로 다양성의 인정과 관용, 그에 기반한 다원주의가 주요 덕목이었다. 그런데 2001년 9.11테러와 2008년의 금융위기는 외부인에 대한 미국인의 반응을 크게 좁혔다. 거기에다 소수 인종 출신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자 미국 사회의 주류라고 생각해 온 백인 노동자들이 크게 불안(불만)을 느꼈다. 게다가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이념적 분열에 성별, 연령별, 인종별, 거주지별로 극심한 분열을 겪었다. 그 결과 사회적 갈등과 분열은 타협으로 해결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대선에서 트럼프는 지지자들을 배타적으로 결집해 거의 모든 문제를 진영논리로 변절시켰다. 그리고 패배시인을 못하는 지경까지 갔다. 바이든은 이같은 사회적 병폐와 분열을 치유할 책임 앞에 섰다. 여성과 소수인종, 고학력 백인, 대도시 거주자. 젊은 유권자를 중시한 반 트럼프 연합과 남성, 저소득 백인, 시골 거주자,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지지 세력을 어떻게 하나의 미국 시민으로 통합시킬 것인가가 당면과제로 돼 있다. 바이든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 초강력 자세로 유권자에게 다가가고 공화당의 협조를 얻어내야 할 것이다. 공화당도 트럼프의 유산을 빨리 청산하고 ‘법과 질서의 수호’를 원칙으로 하는 전통적인 보수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