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야고보서 1:19]
일반적으로 쓰이는 ‘분노조절장애’는 정신의학분야의 ‘충동조절정애’에 해당하는 비공식 진단명이다. 충동조절의 문제는 물질관련 장애, 변태성욕, 반사회적 인격장애, 품행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매, 조현병, 조증 삽화 등의 기분장애 등 다양한 정신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해당 진단명으로 진단하여 치료한다. 이 진단명에 분류되지 않는 충동조절장애는 개인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행위를 수행하려는 충동, 욕동, 유혹에 저항하지 못하는 것이다. 충동적 행위 전에는 긴장감이나 각성 상태가 고조되다가 행위를 할 때 기쁨, 충족감, 안도감을 경험한다. 충동조절장애로 잘 알려진 ‘간헐적 폭발성 장애’가 대표적이며, 병적 도벽, 병적 방화, 발모광도 충동조절장애에 해당되며 간혹 뉴스에도 보도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충동조절장애로 진료 받은 환자가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중 남성이 83%(4,939명)로 여성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20대 환자 29%, 30대 20%, 10대 19% 등 젊은 층에서 많았고, 40ㆍ50대는 각각 12%ㆍ8%였다.
성경 속 분노조절장애 사례를 보면 최초의 살인자 ‘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경 속에 가장 처음 등장하는 분노조절장애의 인물은 ‘가인’일 것이다. 창세기 4장을 보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동생 아벨과 함께 제물을 드렸지만, 하나님께서는 아벨과 그의 제물만 받으신다. 가인은 자신의 제물이 거절되자,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하였다. 이런 가인에게 하나님께서는 죄를 다스리라고 말씀하신다. 만약 가인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가인이 분노를 다스렸다면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결국 가인은 자신의 분노를 다스리지 못했고, 급기야 동생 아벨을 돌로 쳐 죽이게 된다. 이로써 가인은 최초의 살인자가 되는 오명을 쓰게 되었고, 가인은 저주를 받아 멀리 쫓겨가게 된다. 이 비극의 역사는 분노를 다스리지 못한 충동적 행동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시무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