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반짝이는 부활 아침,
주님 만나 행복에 겨운 마리아의 아가
부활 주일 아침, 울고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채 막달라 마리아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꽤 바쁘다. 날이 밝기 전 새벽, 마리아는 무덤을 찾았다가 시체가 없어진 것을 알고 허탈하여 제자들에게 달려가 알린다. 무덤을 향해 달리는 베드로와 요한을 뒤쫓아 다시 무덤에 돌아온 마리아는 불안과 근심 가운데 가슴 졸이다 흰옷 입은 두 천사를 만나고 등 뒤 귓가로 예수님의 음성을 듣는다.(요 20:1-18) “라보니여!” 눈에 들어오는 낯익은 모습에 평안이 찾아든다. 그제야 아침 햇살 빛나는 이슬 맺힌 장미꽃이 보인다. 헐레벌떡 숨찼던 돌 짝 길이 이젠 아름다운 꽃동산이다.
찬송 시 ‘저 장미꽃 위에 이슬’(I come to the garden alone)과 곡명 IN THE GARDEN은 미국 레이크허스트(Lakehurst) 태생인 마일즈(Charles Austin Miles, 1868~1946)가 지었다. 그는 필라델피아 약대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출신 약사이나 약사 경력을 버리고 온전히 찬송 짓기에 전념하며 평생 출판사(Hall-Mack Company, 합병 후 Rodeheaver-Hall-Mack Company) 편집자 겸 매니저로 일하며 400여 편을 출판하였다.
1912년 3월, 요한복음 20장을 읽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회상하다가 가장 신비롭고 위대한 아침을 그렸다. 그 해, 자신이 공동편집(L.Hall, A.Geibel)한 찬송가(The Gospel Message, No.2)에 발표하였다. 원래 여성2부로 후렴은 혼성 4부이다.
찬송 시는 부활의 아침, 예수님과 마리아의 만남을 눈부신 시각적 이미지(“저 장미꽃 위에 이슬”)와 더불어 신선하며 습기 띤 아침 공기까지 맛보게 한다. “청아한 주의 음성”에 새들마저 귀기울이는 청각적 이미지를 더해 그리스도의 부활로 회복된 에덴동산을 그리게 한다. ‘막달라 마리아’란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기에 아가 서나 에덴동산을 연상하는 이들이 많다.
이 찬송은 회중들의 베스트 찬송으로 뽑힌 것과 달리 비판도 많았다. ‘나’라는 1인칭 사용으로 개인적이라거나 심지어 에로틱하다는 이유로 공중예배 적합성을 두고 비판과 논란이 있었다. 한 침례교 찬송가위원회는 투표 직전 시편 23편 “주는 나의 목자이시니…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를 예로 든 위원의 발언 후 전격 채택하였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