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광일의 전성기(6)
조용희 명예회장의 동업에 관한 이야기
조용희 명예회장과 이만영 회장이 만나 서로 동업을 결정하고 또 그 이후의 함께 해 온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인터뷰 형식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이를 위해 유의웅 목사가 간략한 질문지를 작성하여 조용희 명예회장에게 대답을 구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이는 보다 꾸밈없고 생생한 실제적인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인터뷰한 내용을 그대로 지면에 실었다.
유의웅 : 48년 전 이 회장님의 동업 요청을 허락하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그때에는 이 회장님의 형편이 빈약하고 어설펐을 텐데 이 회장님의 어떤 점을 귀히 보셨는지요? 사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셨는지요?
조용희 : 이 회장은 그 당시에는 잘 몰랐어요. 그 아버지, 저에게는 이모부님이시죠. 이모부께서 저희 집에도 자주 오시고 저희 아버지와도 잘 지내고 하시니까 많이 따랐죠. 저를 참 좋아하셨어요. 제가 공직에 한 10년 있었거든요. 은척면사무소에 5년간 다닐 적에 이모부께서 처음 면장에게 소개를 해서 면에 들어가게 되었지요. 이 어른도 역시 부전자전이라고 나보다는 상대방을 더 많이 생각하시는 분이예요. 면에 있으면서 이모부 집에 자주 가고 그래서 잘 아는데 이분은 남의 일은 발 벗고 나서서 잘 도와주셨지만 집안 일은 잘 안 보세요. 당시 집에 가면 이 회장은 학교에 다니느라 잘 못 봤어요. 나이가 또 이 회장하고는 8살 차이가 나니까 잘 못 보고 그랬죠. 가은면에서도 한 5년 있다가 서울에 올라왔죠. 올라와서도 이 사람하고는 자주 만나지 못하고 이모부가 오시면 우리 집에서 많이 놀다 가시고 하셨죠.
또 아주 자상하세요. 이모부께서 한 번은 오셔서 이 회장이 이런 걸 하려고 하는데 한번 같이 잘 해봐라 괜찮을 거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도 이모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이모부 얘기라면 뭐든지 잘 들었지요. 저는 제가 전혀 알지 못하는데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이 회장은 돈이 없으니 네가 자본을 대고 이 회장은 기술을 배우고 했으니 서로 함께 잘 해보라고 하셨어요. 서울에 와서 이것저것 해 봤지만 잘 안되고 그래서 그럼 한 번 해볼까 하고 생각했어요. 이 회장이 이런 게 있는데 지금은 자기가 처음 하는 일이지만 앞으로 전망도 있다고 해서 같이 하게 되었지요. 앞으로 좀 희망이 있는 것으로 보였어요. 처음에는 방을 하나 얻어가지고 사람도 한 명 채용해서 시작했지요.
유의웅 : 동업은 부자간에도 어렵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두 분의 48년 동업 관계는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모범적입니다. 그 비결은 무엇인지요? 두 분이 모두 원만하시기 때문이지만 조 회장님이 보시기에 이 회장님의 어떤 점들이 두 분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시켰다고 보시는지요?
조용희 : 그건 뭐 성실이지요, 성실. 이 분 성격이 상대방이 좀 실패를 했다거나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원망하는 법이 없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아니냐 늘 그런 얘기를 많이 하고, 이제 한 번 실패하면 다음에 또 성공하면 되지요 하며 실패를 해도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며 마음에 두지 않았어요. 직원들에 대해서도 절대로 책망하는 법이 없어요. 좋은 성품을 가지고 있어요. 원망하거나 불평하는 법이 없어요. 자기 일에 대해서는 굉장히 성실해요. 뭐든지 일을 하면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밤을 새워 하고, 그뿐 아니고 그 문제에 대해서 알 만한 사람에게 두 번 세 번 전화를 걸어서 어떡하든 알아내려고 많은 노력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성공을 했죠. 어떻해 해서든 해내려고 하는 사람이지요. 성실한 면과 함께 또 끈기가 있었죠. 끈기가 있고 부지런해요.
유의웅 : 두 분의 개성, 취미, 경험, 판단에 차이가 있어서 회사 경영과 정책 결정 등에서 의견이 상충될 수 있습니다. 그런한 때 이 회장님은 어떻게 상충된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루어 내셨는지요?
조용희 : 참는 거지요. 참아야지요. 서로가 참고 남을 비난하거나 그런 일은 없었어요. 서로 참고 인내하는 거죠. 이제까지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을 붉히는 일이 한 번도 없었어요. 48년 동안 한 번도 서로 그런 일이 없었어요. 일을 하려고 하면 늘 한번 해보라고 서로 그랬어요. 서로 상대방 의견을 존중하고 밀어줬죠. 내 마음에 잘 안들더라도 늘 한번 해보라고 했죠. 전혀 상대방에게 험담을 하는 일이 없었어요. 직원들에게도 어쩌다 안 좋은 소리를 하고 나면 금방 불러내서 식사도 하며 마음을 풀어주고 그랬죠. 마음을 위로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절대로 마음에 품고 오래 끄는 법이 없어요.
그러니 직원들도 좋아하고 하죠. 은퇴한 직원들이 지금도 전화하고 찾아오고 하는 이유예요. 원만한 성격이지요. 지금도 보면 남 도와주기를 더 좋아해요. 도와주고 나서도 뒤에서 불평하는 일도 있을 법한데 지금까지 그러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요.
정봉덕 장로
<염천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