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지성, 기도,
사랑의 높이 솟는 가락, 맘을 저미게 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여 너희에게는 관계가 없는가. 나의 고통과 같은 고통이 있는가. 볼지어다. 여호와께서 그의 진노하신 날에 나를 괴롭게 하신 것이로다. 나를 나오미라 부르지 말고 나를 마라라 부르라. 이는 전능자가 나를 심히 괴롭게 하셨음이니라.” 얼마 전 성금요일에 불렀던 드보아 작곡 ‘십자가상의 일곱 말씀’ 중 서곡의 가사다. 성모 마리아라고 어찌 여느 어머니들과 다르겠는가.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비통한 마음을 전통적인 라틴어 텍스트인 애가 1장에 홀로된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의 절규를 덧붙였다. 곡 중 셋째 말씀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요 19;26)도 스타바트마테르 1절과 5절인 “아들 예수 높이 달린 십자 곁에 성모 서서 비통하게 우시네”와 “예수 모친 이런 고통 지켜보는 우리 죄인 누가 울지 않으리?”라 노래한다.
어버이날은 자식이 어버이를 찾아뵙는 날로 알지만 어버이가 자식을 기다리는 날이란다. 자식을 그리워하는 마음 자체가 삶이요, 낙이요, 희망이며 존재이유라니 당장 부모님께 달려가야겠다.
찬송 시 ‘하나님의 뜻을 따라’는 평북 용천 태생 원로시인인 정치근(鄭致根, 1922- ) 장로가 지었다. 시인은 경성제대 문과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창작시 200편, 가곡 100여 편, 군가 10여 편 가사를 지었고, 가곡집 여러 권을 발간하였다. 한국기독교문인협회 이사 등을 역임하였고, 세종예술음악협회를 창설하여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찬송가에 ‘거룩하신 주 하나님’(48), ‘오늘 주신 말씀에’(57), ‘괴로움과 고통을’(473)등 네 장이 실려 있다.
곡명 어머니의 기도는 경남 밀양 태생인 한태근(韓泰根, 1928-2015) 목사가 작곡하였다. 연세대 신과대학과 교육대학원(음악교육)을 졸업하고, 신일고교 음악교사와 기독음대 교수를 지냈다. 한국교회음악협회 중앙위원, 한국교회음악작곡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였다. 동요 ‘꼬부랑 할머니’ 등 동요와 찬송가, 성가합창을 작곡하였고, ‘한태근 성가 작곡집’, ‘성구 찬송가집’ 등의 저서가 있다. 우리 찬송가에 ‘주님 가신 길을 따라’(448장) 등 두 장이 실려 있다.
13마디, 우리를 몸소 낳아 기르신 어머니의 ‘지성’(1절), ‘기도’(2절), ‘사랑’(3절)을 노래하는 높이 솟는 ‘솔라도도 라솔미솔’의 우리 가락이 맘을 저미게 한다.
김명엽 장로
<교회음악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