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이 휙 지났다. 어쨌든 로마교회로부터 개혁의 깃발을 들고 500년을 지나왔는데, 지금 그 종교개혁이 준 신앙과 신학, 그리고 제도를 가지고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개혁과 부흥을 가져올 수 있을까? 이제는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가 아니고, B.C(Before Covid)와 A.C(After Covid)로 시대를 구분한다고까지 하는데, Covid 이후 “우리 정말 괜찮을까요?” 많은 세미나, 대안들이 쏟아지는데 필자는 문득 1960년대 미국의 교육신학자인 웨스터호프의 책, “Will our children have faith?”가 생각났다. 그대로 직역하면 “우리의 자녀들이 믿음을 가질 것인가?”인데, 이 책이 나올 때 한국교회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이 넘쳐났고, 천막을 치고 북만 쳐도 사람들이 몰려오던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60년 우리의 아이들은 고사하고 과연 믿음의 사람들이 계속 믿음을 가질까? 다음 세대가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아니, 지금의 교회가 다음 세대에게 믿음을 갖게 할 수나 있을까? 조금 더 나아가서 지금의 우리 교회, 노회, 총회의 제도를 가지고 다음 세대가 아닌 지금의 세대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늘 개혁, 갱신을 말하는데 루터나 칼빈처럼 구체적 개혁운동을 일으켜 지속시킬 수 있는 지도자나 교단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공연한 걱정인가?
5월은 가정의 달, 그래서 가정을 말하고, 교육을 말하는 행사로 그치는 것은 그만두고 가정의 달만이 아닌 교회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서 몇 가지 고민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교회 그리고 목회를 통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다음 세대만이 아닌 모든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구조나 조직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당회가 전권을 가지고 일하는 구조가 아닌, 전 교인,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나치게 조직, 전통에 얽매여 있다. 새 포도주는 새 가죽 부대에 담아야 하는데, 그 새 가죽 부대를 준비해야 한다.
둘째,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안하면 교회의 학교 시스템, 농경시대부터 내려온 구역 시스템, 권위주의의 산물들을 청산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과감히 바뀌기 위해선 바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셋째, 최소한 “교회학교 – 교구 – 자치기관”을 통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많은 고민, 토론,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 교회학교만 해도 교사 위주인데 교사와 학부모와의 연대, 교육 세대와 가정 세대와의 연계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불신 세대에 대한 접근도 고려해야 한다.
넷째, 최소한 교회와 가정이 연계되어 믿음의 가정들을 살리면서 불신자들과 연계할 수 있는 교회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 교회는 신앙의 계승과 그 신앙을 확산하는 책임이 있는데, 먼저 신앙의 계승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섯째, 정말 살아남으려면 온 교회가 몰입(All in)해야만 한다. 온 교회가 온 마음으로 모든 것을 총동원하여 지금의 세대와 다음 세대 속에 부흥을 일으키도록 해야 함을 의미한다. 지금은 비상시국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말 괜찮을까요?”
정말 괜찮지 않다. 그래서 급한 대로 몇 가지를 제언하는 것이다.
더 많은 토론과 대화의 장이 필요하며, 정말 교회의 개혁과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 골든타임을 이제라도 만들어야만 한다.
정영택 목사
<증경총회장·경주제일교회 은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