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2] 독선을 넘어 희망의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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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마다 개성이 있다. 어떤 이는 성격이 급해서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여 다른 이와 충돌하는 이도 있다. 어떤 이는 상대방이 화를 내고 심지어 욕까지 퍼부어도 대적하지 않고 의연한 모습으로 웃어넘기는 온유한 이도 있다. 한 생애를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해 보면, 말이 통하는 이도 있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도 있다.

인간은 모체로부터 동일하게 태어나지만, 각기 다른 환경과 교육을 받으면서 자라나기에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한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형제라고 하더라도 자라면서 형제들의 성격과 생각의 차이가 너무나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인간들은 때로는 다른 이의 그런 성격과 개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방이 왜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생각하면서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것이 바로 독선(獨善)이다. 그것이 ‘내로남불’이란 것이다. 내 주장만 옳고 상대방의 주장은 틀렸기에 무시해 버리고 독주하는 태도다.

독선에 사로잡힌 자들이여! 눈을 들어 산과 들을 바라보라. 다양한 나무들과 다양한 야생초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인간도 자연의 하나로 창조되었다. 똑같은 인간으로 창조되었지만, 외모나 내적 성향이 다양하다.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자연적인 세상의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주의자들이나 국가사회주의자들의 일반적 경향은 빈부격차를 타파하여 평등사회를 이룩한다는 명분하에 모든 것을 인위적으로 획일화하려 한다. 모든 인간생활을 획일적 사고에 맞추려고 한다. 특히 북한의 경우는 평등과 동무라는 획일적 사고 속에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조하면서 자본주의 문화를 받아들이거나 그 문화에 물들었다고 생각될 때는 반동분자로 몰아 가차없이 처벌한다. 장마당도 자연적 시장경제의 일부로 보지 않고 자본주의 문화의 산물로 보고 될수록 장마당의 확산을 막고 있다. 문을 굳게 잠그고 외부 문화의 유입을 차단하는 폐쇄국가의 길을 계속 고집하고 있다. 그런 외고집은 북한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고난의 행군과 같은 비극을 자초하게 하고, 무고한 주민들을 계속 굶주리게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공산화된 국가들이 대부분 그런 길을 걸어왔다. 그런 과정에서 독선적 통치이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친 공산권의 대표적 지도자가 소비에트연방공화국의 고르바초프(M. Gorbachev)였고, 중공의 덩샤오핑(鄧小平)이었다. 만일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 글라스노스트(Glasnost) 같은 개혁‧개방 정책, 중공의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描白描論)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책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 오늘날의 러시아나 중국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자연법적 다양성의 사회를 존중하면서 자연의 순리를 따라 자유롭게 살아갈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인간들이 인위적으로 만드는 통제적 획일적 평등사회의 독재체제 구조 속으로 들어가 살 것인가의 심각한 체제 위기 속에 헤매고 있다. 획일적 평등사회 건설이라는 이념의 독선은 북한처럼 무고한 주민들을 비극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우리는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독선의 비극을 넘어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조화롭고 성숙하게 누리며 살아가는 희망의 나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가야 하는 시대적 사명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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