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쉼터] 어머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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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농사로 겨우 연명하는 농부가 있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는데 이 농부의 유일한 희망은 살던 시골 동네에서 처음으로 서울로 유학 가서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어서 속히 학업을 마치고 성공하는 것이다. 아들 역시 반드시 성공해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세월은 흘러 아들은 학업을 마치고 서울에 있는 좋은 회사에 취직했으며, 학교에서 만난 부잣집 규수와 결혼해서 단란하게 살아갔으나 부모들은 시골에서 계속 농사지으며 근근이 연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창 시절에 부모의 은혜에 감읍하였던 아들의 효심은 날이 갈수록 퇴색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골 농부인 부모를 슬그머니 멸시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부모와 자식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괴리가 생기면서 어느덧 그는 부모의 은혜를 저버리는 비정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그런 와중에 아버지가 사망하게 되었고 장례를 치르러 시골집에 온 아들에게 어머니가 그동안 가슴속에만 간직하고 삭여왔던 한을 털어놓았다. 남의 이목도 있으니 효도는 그만두고라도 불효만은 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눈물어린 호소였다. 특히 예전에 마지막 등록금 때문에 유일한 재산이었던 황소를 팔던 이야기에는 아들도 약간 동요하는 듯하였다. 그러나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떠나는 아들이 옛날 대학 다닐 때 보내주신 하숙비와 등록금에 이자까지 가산한 것이라며 돈 봉투를 던지듯 내어놓았을 때 어머니는 「이럴 수는 없는데」라며 오열을 삼켰다.

어머니의 사랑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는 사랑에는 견줄 수가 없지만 그래도 세상에서는 가장 숭고하고 희생적인 사랑으로 인식된다. 특히 때로는 비록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질러 남의 지탄을 받는 자식을 둔 어머니들 중에도 자식에게 베푸는 헌신적인 사랑의 자세를 보면서 그 넓고 깊은 사랑을 측량하기가 어렵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을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아낌없이 베푸는 것이니 자식은 자신의 분신이기에 마치 살이라도 베어줄 것 같은 열정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가 가진 것은 자식이 요청하여서 주기도 하지만 보통은 미리 알아서 구하기도 전에 주는 마음이다. 다음은 흔히 자식이 잘못하였을 때 「이건 자식이 아니라 원수야」하며 일순간 화를 냈다가도 참고 용서하면서 다시는 잘못하지 않도록 계속 염려하여 기도하면서 언제까지고 참을 수 있는 마음이다. 그러면서도 베푸는 사랑에 대한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 자기희생의 숭고한 정신이다. 마치 모진 병으로 목숨이 다해가는 자식을 간호하면서 「하나님, 차라리 자식은 살리시고 대신 제 목숨을 거두시옵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는 사랑을 지닐 수 있는 마음이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원래는 1956년부터 어머니날이었다가 1973년부터 슬그머니 아버지와 함께 기념하자 해 어버이날이라 명칭은 바뀌었지만 기념하는 그 본질은 어머니의 사랑을 잊지 말자는 취지라 여겨진다. 어머니란 존재는 원래 하나님께서 우리 사람들을 모두 사랑하지만 바쁘셔서 하나님의 사랑을 대신 실천하는 사람으로 어머니를 창조하셨다는 우스갯소리가 정말인 듯 여겨진다. 어머니의 사랑을 잊지 않는 자식과 결코 자랑하지 않는 사랑을 베푸는 어머니가 있는 한 우리의 가정은 항상 사랑이 있기에 따뜻할 것이며 또 그러한 가정이 많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는 정말 복된 사회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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