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안해’(집안의 태양)에서 변용됐다는 말이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아내는 한 가정의 중심인 것은 맞는 말이다. “네 집 안방(Center of your home)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시128:3) 한자로 아내를 內子(안사람)라고 함도 비슷하다. 아내의 기분이 우울하면 집안 전체의 분위기가 어둡고 아내가 명량하면 집안전체 분위기도 양명(陽明)하다. 집안의 태양임에 틀림없다. 아내는 보석보다 귀한 존재다. “그리스도의 집안에는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자유인이나 종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이 없습니다. 우리 사이에서 여러분은 모두 평등합니다. 다시말해 우리는 다함께 예수 그리스도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입니다.”(갈 3:28) “‘하나님이 바로 세워주시는 일’이 이제 우리에게는, 예수께서 바로 세워주시는 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분을 믿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와 그들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롬 3:22) “새로운 생명을 받은 자들에게는 그리스인이든지, 유대인이든지, 할례를 받은 사람이든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지,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또한 야만인이든지 스구디아인(미개인)이든지, 종이든지, 자유인이든지, 그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모든 믿는 자의 마음속에 계신 그리스도만이 가장 중요합니다.”(골 3:11) 성경은 인권을 존중하고 인종, 성별, 학벌, 연령, 국적, 신분에 따라 어떠한 차이도 허용하지 않는다. 만인평등설이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간에 차이가 없다. 가정에선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인간적 차이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남존여비나 연장자 우선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것이 크리스천 가정윤리의 기본이자 출발점이다. 남편과 아내는 원론적 평등, 기능적 불평등인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권리나 자유는 똑같으나 하는 일(직능, 능력)의 차이만 존재하는 것이다.
즉, 남매(아들, 딸)를 낳는다 할 때, 첫째 자녀는 아내가 낳고 둘째 자녀는 남편이 낳고 하는 식의 평등은 할 수 없다. 두 자녀 모두 아내가 낳는다. 이것을 남편과 아내 사이의 불평등, 차별대우라고 말할 순 없다. 남편이 밖에서 직장생활로 돈을 벌어오는 것과 아내가 집안에서 가정살림을 맡는 것은 우열 개념이 아니라 성적차별, 기능별 차이일 뿐이다. 원론적인 면에선 남녀평등, 부부평등인 것이다. “누가 현숙한 아내를 얻겠는가? 그녀는 비싼 진주에 비길 수 없이 귀하다.”(잠 31:10) “여자가 자기의 젖먹는 아이를 잊겠느냐? 자기가 낳은 아이를 불쌍히 여기지 않겠느냐? 혹시 어머니가 자기 아이를 잊는다 해도 나는 너희를 잊지 않겠다. 보아라. 내가 네 이름을 내 손바닥에 적었다.
예루살렘아, 내가 언제나 네 성벽을 내마음에 두고 있다.”(사 49:15-16)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제2침례교회(Second Baptist Church)의 담임 목사인 에드 영(Ed. Young) 박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들을 위한 훈련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른바 ‘시계훈련(Clock Training)’이란 것이다. 어려움을 겪는 부부라면 조용한 방에 의자를 두 개 놓고 알람시계를 켜 놓고 30분 동안 다음과 같이 해 보라. 배우자에게 매일 30분간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허용해 주라. 각자 의자에 앉아 얼굴을 맞보고 알람이 30분 후에 울리게 해놓고 5분씩 6등분 해라. ①처음 5분 동안은 아무말도 하지 말라. 그냥 조용히 있으면서 배우자 없이 혼자 살면 어떨까 생각해 보라. 친구들이 무엇을 해 줄까. 친구들이 나를 멀리할 것이다. ②다음 5분간에는 배우자에 대한 판단을 멈추라. 지금 이 상황에서 당신이 할 역할만 곰곰이 생각해 보라. ③그 다음 5분간에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고 자녀들을 생각해 보라. 만약 이혼한다면 자녀들에게 어떤 상처와 불편을 줄 것인지 생각해 보자. 여기까지 15분간의 침묵시간을 보낸 다음, 서로 대화를 시작하되 질서정연하게 진행하라. ④네번째 5분 동안은 고린도전서 13장을 읽으라. 첫날에 한 사람이 읽었다면 다음날엔 다른 사람이 읽어라. ⑤그다음 5분간은 노스탈지어게임(nostalgia game)을 해보라. 두 사람이 아주 가까웠던(친했던) 때를 교대로 이야기해 보라. 두 사람 사이에 특별히 기뻤던 때를 추억해 보라. ⑥마지막 5분간은 하나님께 다음 성구를 크게 말해보라(시 46:10). 그리고 자기가 하지 못했거나 잘못한 것을 하나님께 고백해 보라. 똑딱거리는 알람시계를 활용하는 것은 그 시계가 똑딱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자신’, ‘내 자신’이라고 중얼거려보기 위해서다. 변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을 깨닫기 위해서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