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든 사람들이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 살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기준으로 나라와 나라를 비교한다. 경제력으로, 군사력으로 비교하고 때로는 「행복지수」라는 개념을 가지고 어느 나라 사람들이 GDP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더 큰 개인적 행복을 누리고 산다는 얘기들을 한다. 히말라야의 부탄이 그런 나라라고 하고 누구는 개인 소득으로 바닥인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가장 큰 삶의 만족도를 보인다고도 한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일년 반을 끌고 오는 가운데 ‘살기 좋은 나라’의 순위가 뒤죽박죽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세계 인구의 5분의1을 점하는 인도는 몇 달 전만 해도 코로나19 팬 통제에 성공했다고 자랑하더니 다시 급속히 늘어나는 감염자 수와 이에 비례하는 사망자 수로 인해 극도의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TV가 간간히 보여주는 노천 화장 광경은 그 땅에 찾아온 종말적 재앙을 전 세계에 전한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바이러스 싸움의 전망에 따라 급변한다. 중국발 바이러스를 제때에 틀어막지 못해 국내에서 감염이 확산되자 방역당국뿐만 아니라 중국에 저자세를 취하는 국가지도자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이에 긴장한 정부가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여 일단 증가세를 억제하는 수치가 연일 발표되니 국민은 어느 정도 안도감을 얻고 이것이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 대재난을 겪으며 하나님을 믿는 우리 기독교인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국가에 대하여 방역조치와 예방접종으로 자신을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은 코로나 사태도 하나님의 뜻 안에 있고 그의 의지가 바뀌는 때 이 재앙을 거두어 가시리라는 것을 대전제로 한다. 재난의 종식을 하나님께 간구하면서 우리는 구체적으로, 정부당국자는 지혜로운 방안과 철저한 헌신으로 사명에 임하고 나는 방역준칙을 지키고 예방접종에 순응하도록 도와주시기를 기도한다.
재앙은 우리에게는 기도의 동기가 되고 하나님께는 자비로운 응답의 기회이기도 하다. 정부당국이 내다보는 대로 금년 제4분기쯤에 집단면역이 이뤄지고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어 던지며 하나님의 은총을 찬양할 때 이 땅의 교회는 불 같이 부흥하리라 믿는다. 1년 넘도록 신앙고백의 要諦인 성도의 교제를 사실상 멈추고 살아왔고 敎友 관계의 정지를 어렵게 견디며 하루하루를 보냈기에 굳게 닫혔던 교회 친교실 문이 다시 열리고 미루어 두었던 여러 가지 수련회도 교회 안팎에서 열려 찬송이 울려 퍼지면 그 기쁨을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다.
교인들이 온라인 예배의 편의에 젖어 앞으로 교회 출석률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분들도 있다.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어느 만큼 하나님이 우리의 고통에 관심이 있으시고 얼마만큼의 도우심을 베풀 뜻을 가지고 계시는지 의문을 품기도 했다. 앞으로 사태가 호전되고 역병이 물러갔을 때 이를 우리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얼마나 믿게 되는가에 우리 기독교 교회의 장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기울인 노력보다도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맞이할 때 우리의 믿음은 배나 튼튼해질 것이다.
백신을 맞으며 우리는 국가에 감사하고 동시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코로나 재앙은 우리들이 이 두 가지 방향에서 성숙하도록 훈련시킨다.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