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한국교회] 가버나움 기적의 이전과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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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버나움(Capernaum)은 갈릴리 공생애의 중심지

 가버나움은 예수의 갈릴리 선교 본부로서 3년 동안의 공생애 활동의 가장 중요한 중심지이다. 마태복음 4:12-13은 예수께서 가버나움에서 사신 것을 기록한다. 예수께서는 요한이 잡혔음을 들으시고 갈릴리로 물러가셨다가 나사렛을 떠나 스불론과 납달리 지경 해변에 있는 가버나움에 가서 사신다.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인데, 스불론 땅과 납달리 땅과 요단강 저편 해변 길과 이방의 갈릴리의 흑암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에게 빛이 비친 것과 같다. 복음서의 여러 곳에서 가버나움을 ‘그의 고향’ 혹은 ‘그의 도시’라 부르고 있다.(마 9:1, 막 2:1)

예수 당시의 가버나움의 정확한 위치는 지금까지도 믿을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텔훔(TELL HUM)이란 곳을 가버나움의 최적지로 보고 있다. 이곳 폐허 중에 8각형의 건물이 베드로의 가정집으로 이곳에 세워진 교회의 유일한 유적이다.(참고 마 8:14-15, 막 1:29-31, 눅 4:38-39) 그러나 이곳의 유적 중 그 무엇보다 유명한 것은 고대 회당 유적의 발굴이다. 385년에 실비아(Sylvia)가 쓴 “우리 주님께서 회당에 가까이 가시다”에 나오는 상세한 묘사의 기록이 놀랍게도 지금도 이 텔훔 지역에서 발견된 회당으로 올라가는 거리의 특징과 잘 조화가 되고 있다.

가버나움 회당은 그 길이가 약 19.5m이며 높이는 2층이고 하얀 석회암으로 지어져 있다. 회당의 구조는 그 설계나 특징들이 다양하여 화려하게 보이는데 이 중에는 모세의 율법에 어긋나는 몇 가지 금지된 장식들도 있다. 회당의 건물은 2세기나 3세기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 기둥 중 하나에는 “알패오와 세베데의 아들과 요한의 아들이 이 기둥을 세우노니 그 위에 축복이 있으라”는 비명(碑名)이 있다. 이로 미루어 이들 가족은 성읍 중에서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었다(마 4:21, 막 1:19, 눅 5:10).

가버나움의 유적 가운데 아주 특이한 것이 법궤를 그린 부조이다. 법궤 하면 네 명의 제사장이 어깨에 메고 가는 것을 상상하는데, 가버나움의 기둥에 그려진 법궤는 네 개의 바퀴가 달려있어서 밀거나 끌고 갈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회당의 문 옆의 은밀한 곳에서 만나를 넣은 항아리 하나가 발견되었다. 법궤 부조도 가버나움 회당에서 발견된 만나 항아리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회당의 강대상에서 예수께서 설교하실 때 만나 항아리를 보시면서 생명의 떡에 관한 설교를(요 6:48-59) 하신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복음서에 나오는 기록에 의하면 가버나움에서 세관에 앉아 세금을 거둔 마태(마 9:9)와 신하의 집이 있었다.(요 4:46) 주님께서 가버나움에게 던진 질문으로 “네가 하늘에까지 높아지겠느냐?”고 힐책하신 것은 주의 복음을 듣고도 회개치 않고 교만했던 태도를 보시고 하신 것 같다. 주님께서 저주하신 말씀은 그대로 이루어져 가버나움의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하여 텔훔 지역이 가버나움과 동일시되고 있을 뿐이다.(마 11:23, 눅 10:15)

가버나움은 고대로부터 ‘해변의 길'(사 9:1)이라는 남북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통로에 있으며, 헤롯 빌립과 안티파스의 경계로 많은 이방인을 포함한 사람들(군인, 상인, 여행자 등)이 왕래하는 길목으로서 선교적 차원에서 중요한 곳이다. 예수의 사역 중에도 로마의 백부장과의 만남이 보도되고 있다.(마 8:5-13) 이 사실은 기원전 135년 하드리안 황제 때의 이정표가 발견되어, 가버나움 옛 도시 안에 세워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버나움에서 예수께서는 어부 출신인 제자들(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을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셨으며(막 1:21, 29, 막 4:18-22), 또 기적을 행하시며 비유로 많은 것을 가르치셨다. 가버나움 회당(마 8:5, 막 1:23, 눅 4:23, 7:2)과 베드로의 생가(마 8:14, 막 1:29)가 남아 있으며, 특히 중풍 병자를 친구로 둔 네 명이 예수께서 가르치시던 집의 지붕을 뚫고 들어간 사건(막 2:1-12)은 유명하다. 이는 갈릴리 지방이 현무암 지대여서 그 돌로 집을 짓고 갈대나 종려나무 가지로 지붕을 덮는 형태의 가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예수께서 나사렛을 떠나신 뒤 갈릴리 전도의 중심지로 가버나움을 택하신듯하다. 가버나움은 어린아이를 통하여 겸손의 미덕을 가르치신 곳이다(마 18:1-5, 막 9:33-37, 눅 9:46-48). 인구가 많은 성읍이라는 사실 외에도 몇몇 제자의 집이 있었고(마 4:13), 어부를 제자로 부르신 곳이 가깝고(마 4:19, 막 1:16, 눅 5:1), 마태를 제자로 삼으시고(마 9:9, 막 2:14, 눅 5:27 이하), 많은 이적을 행하셨다. 즉, 백부장의 종(마 8:5-13, 눅 7:1-10)과 신하의 아들의 병(요 4:46-54)과 베드로 장모의 열병(마 8:14-15, 막 2:1-12, 눅 5:17-26)을 고치시고,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적(마 9:18-26, 막 5:21-43, 눅 8:40-56)이 일어난 장소이다. 예수께서는 더러운 귀신 들린 사람도 고쳐주셨다.(막 1:21-34, 눅 4:31-41)

가버나움에서 누가복음 7:5에 언급된 대로 예수께서 가버나움에서 전도하실 때 사용하셨던 바로 그 자리에 로마의 백부장이 세운 회당이 있다. 백부장의 하인을 고치신 기적 이후에 위에 열거된 대로 많은 유대인과 이방인이 고침을 받은 것을 중시할 때, 가버나움의 기적 이전과 이후가 극명하게 다르다. 가버나움에서 예수의 공생애는 유대인 선교에서 이방인 선교로 방향을 선회하셨기 때문이다. 곧 예수께서 가버나움 이전에는 유대인 선교에 치중하다가 이후에는 이방인 선교에 힘쓰신 것이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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