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은 자연 현상으로 빚어진 것이고, 터널은 필요에 의해 만든 것입니다. 동굴은 지층의 변화에 의해 뚫린 넓고 깊은 굴을 말하고, 터널은 지하도, 갱도 등 손이나 기계로 만든 굴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동굴은 막혀있고, 터널은 뚫려 있어서 통과가 가능합니다. 동굴은 끝벽을 만나면 되돌아 나와야 하고, 터널은 출구를 향해 전진하다 보면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우리 시대의 암울한 상황 역시 관점에 따라 동굴일 수도 있고 터널일 수도 있습니다. 동굴로 보면 희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터널로 보면 광명 천지를 향해 나가는 통로가 됩니다. 우리는 지금 터널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빛이 어둡고 통풍이 안 되더라도 조금만 더 걷다 보면 출구를 만나게 됩니다. 고속도로나 열차 여행을 하노라면 수많은 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터널은 잠깐일 뿐입니다. 목적지에 이르려면 터널 통과는 당연한 것, 우리 시대의 이 터널은 금방 끝날 것입니다.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원로
•증경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