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아버지는 이렇게 가족 간의 우애를 남겨주고 천국에 가셨다. 두 분이 해로하시면서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가정의 평화였다. 늘 어머니 편에 서서 인정과 자비를 베푸셨던 아버지의 따뜻함과 리더십은 부모를 공경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셨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에 자식을 믿어주셨던 어머니의 강인함은 가정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본을 보이신 동시에 결속력을 키워주셨다고 생각한다. 바쁘게 살다 보면 가족끼리 북적거리며 만날 기회가 굉장히 줄어든다. 노력하지 않으면 소원해지는 게 당연하다. 가족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감정을 나누어야 한다. 어머니가 자식들을 당신의 집으로 데려와 2년씩 함께 살고자 하셨던 것 역시 그런 의미였을 것이다.
가족 모임을 이어오면서 내가 신경 쓴 부분은 신앙의 가정이 되는 것이었다. 오래전 부모님을 신앙으로 인도하며 전도의 열정을 태웠던 나는 형제들에게도 말씀을 전했다. 나 자신이 예수를 믿고 변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들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신앙생활을 통해 기쁨을 누리고 사업에 복을 받는 모습 그 자체가 간증이 되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가족이 모두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은혜가 임했다. 덕분에 가족들이 모일 때, 특히 부모님 추도식 때는 우리 가족만의 찬송가를 따로 편집한 ‘가족찬송가’를 들고 만난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찬송가가 담겨 있어 예배드릴 때면 찬송을 통해 하나님과 하늘의 부모님께 감사하고, 서로를 위해 축복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가족 중에 장로가 3명, 권사가 4명 있는데, 이때 나는 설교 말씀을 주로 전한다. 가족이 모여 지나간 추억을 이야기하고 우애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영생을 얻었음을 기뻐하고 본향을 향한 소망을 갖고 예배하는 시간이 무엇보다 축복이라 생각한다. 살아보니 정말 옛 선현들의 말이 옳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집안을 안정시킨 뒤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만큼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일과 집안을 다스리는 일이 모든 일의 기본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어지면서 자녀들에게 특히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된다. 그들에게 부모님 세대가 완전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가족의 소중함을 평생 강조하며 본을 보였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가족애, 형제애가 중요하다. 형제 간의 우애가 갈라지는 걸 보면 모두 돈 때문인데, 깊이 들여다보면 그 속에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서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은 하나님이 맺어주신 특별한 동역자이기에 서로 화목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 아버지는 너희에게 재산을 나눠주진 않을 거다. 다만 관리할 권리를 줄 테니 함께 힘을 합쳐서 관리하되 힘들어 굶게 되면 함께 굶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애 있게 지내는 게 먼저다. 그 마음으로 각자의 가정을 지켰으면 한다.”
가정은 공동체의 기본이다. 사회는 그 공동체들이 모여 조성되고 나아가 세계를 구성한다. 나의 본모습을 잘 알고 있으면서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수도, 따끔한 충언을 해줄 수도 있는 가정을 잘 다스릴 때 좋은 기운이 나에게 유입된다. 그것이 곧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이 되고 역사를 바꿀 원동력도 된다. 이러한 마음을 자녀들에게도 흘러가게 해주고 싶어 새로운 가훈을 지어주고 지켜나가도록 권하고 있다.
“모든 일에 정성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목적 있는 행동을, 후회 없는 생활을.”
강국창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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