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보아스] 교회는 누가 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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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는 하나님의 자녀들,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순종하는 천국 백성들이 모인 곳이 교회다. 그 모임의 중심이 되는 처소가 예배당으로서의 교회다. 교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늘 예배가 행해지고 있다. 그런데 그와 같은 교회의 모임이 흔들리고 있다. 모임이 금지된 상황, 모이지 못하는 상황, 모이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2천년 교회 역사 속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 어느 순간 훅 들어왔다. 예수님의 승천을 목격한 사람들은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장면 앞에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잊은 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오늘 우리에게는 그와 반대의 상황 앞에서 갑자기 몰아닥친 재난에 당황한 채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회는 성도들이 함께 있을 때 활기가 있고 그 생명력으로 성장한다. 그런데 지금은 언제 원래의 모임으로 돌아가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모여서 예배드리고 교제하던 즐거움이 아득해져 가고 있다. 오히려 믿음만 있으면 되지 꼭 모임 안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합리화, 모이지 않아도 된다는 당위성, 신앙은 자유이고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기에 자신의 일정이 소중하며 가끔씩 얼굴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우월감이 자연스럽게 안착되어가고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 교회의 현실이다.

성도들이 모이지 않는 교회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모임이 흔들리는 교회가 어떻게 교회의 본질인 성장의 사명을 감당할 것인가? 모임이 약해져 가는 교회를 누가 지켜 나갈까? 교회를 지키기 위해 세차를 하고, 정수기 필터를 교환하고, 택배 배달을 하고, 대리운전을 하는 목회자는 언제까지 외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목양해야 할 성도가 떠난 교회에서 목사 혼자 교회를 지킬 수 있을까? 목회자마저 머무를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교회는 누가 지킬까? 우리의 물음이 여기까지 이르렀을 때 주님은 말씀하신다. “교회는 내가 지킨다.”
그렇다. 해답은 예수님이다. 예수님이 교회를 지키신다. 당신의 피 값으로 사신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이 직접 지키신다. 교회의 권한이 주님께 있기에 인간의 어떤 도전과 행위에도 좌우되지 않는다. 이것이 교회의 신비이다.

오늘 우리 교회가 겪는 시련 앞에서 성도요 교회인 우리가 하나님의 전권대사임을 잊지 않는 한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일하실 것이다. 우리의 신분이 하나님의 자녀요, 천국 백성임을 잊지 말고 그 본분을 감당하노라면 주님께서 피 값으로 사신 거룩한 교회가 우리를 품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성도의 본업은 언제 어디서든 예배드리는 것임을 잊지 않고 예배하기 위해 사는 하루하루를 지내다 보면, 내 안에서 주님의 교회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광풍과 회오리는 우리를 새롭게 하시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게 하시려는 주님의 뜻일 것이다. 한 걸음 물러서서 숨을 고르고, 버릴 것과 고칠 것과 잘라낼 것들을 가려내라고 주시는 기회일 것이다. 처음 교회로 돌아가 다시 뿌리 내리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라는 주님의 권면일 것이다. 교인의 수, 교회 재정, 많은 행사, 다양한 프로그램, 아옹다옹 엉켜있는 집단들, 체면치레로 드리기도 하는 헌금, 이 모든 것들을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으로부터 처음부터 다시 배우라는 경고일 것이다. 이제 주님이 주인이신 교회의 문지기인 우리가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훈련의 과정에 순종하므로 주님과 함께 교회를 지키며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손신철 목사
<인천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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