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로 분쟁이 발생한다. 그런 분쟁 문제의 한 가운데에서 가장 중시되는 문제는 인사와 재정 문제이다. 인간들은 누구나 높아지기를 바라며 노력하고 경쟁한다. 그래서 자신이 노력한 실적이 자신을 평가하는 상관이 정당하게 평가하여 승진하고 등용되기를 소망한다. 그런 과정에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의 경쟁자들을 모함한다든가 격하시키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대도(大道)를 걸어가는 사람이 아니다. 또한 인사권을 가진 상관도 청탁이나 뇌물, 또는 학연 ‧ 지연 ‧ 혈연에 얽매여 인사권을 행사한다면, 그도 대도를 걸어가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 지도자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선택하여 등용시키려는 코드 인사가 지배적이다. 어느 지역 사람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되느냐 어느 학교 출신이 최고 지도자가 되느냐에 따라 인사 발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너무 심한 것 같다. 하지만 한 나라를 통치하는 지도자는 어느 한 지역이나 진영의 지도자가 아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는 전체 국민의 지도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자기 진영에 속한 사람들을 편중하여 등용시키는 인사정책을 쓴다면, 그것은 대도에 입각한 객관적 탕평인사 정책이 아니다. 아울러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혈연과 학연에 얽매여 국가의 중직을 맡기는 것도 대도를 걸어가는 인사 정책이 아니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모든 일들은 인간의 머리 구상 속에서 정책이 만들어지고 시행된다. 따라서 대도 정신을 외면하고 사리사욕에 얽매여 인사정책을 시행할 때, 결국 자신이 속한 정권이 몰락 위기에까지 이른다는 것을 지도자들은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근대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다. 대의민주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중앙과 지방의 의회 지도자들과 시정(市政)의 책임자들을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서 내세운다. 그런데 정당정치가 발달함에 따라 유력한 정당에서 공천한 인물들이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공천권을 악용하여 당연히 공천해 주어야 할 인사를 배제시키고, 공천헌금을 받아먹고 함량미달의 인사를 공천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도 대도를 걸어가는 지도자가 아니다.
또한 국정을 맡은 최고 지도자를 비롯하여 나라의 중직을 맡은 지도자들이 국가 예산을 배정할 때, 의회의 지도자들이나 다음 선거를 의식하여 예산을 배정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그도 대도를 걸어가는 지도자가 아니다.
인간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분쟁 문제의 대부분은 경제 문제의 불공정성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재정을 맡은 지도자가 대도를 외면하고 사심(私心)에 얽매여 재정정책을 펼쳐나간다면, 불만이 쌓이게 되고 궁극적으로 그런 사회는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대도 정신은 법과 원칙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정신이다. 대도 정신은 자신의 사익(私益)을 위해서 공익(公益)을 저버리는 꼼수 행위가 아니다.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들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사람들은 온갖 궤변을 통해 법과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의 꼼수 행위는 결국 자신들을 불행에 빠뜨리고 국민을 불행에 빠뜨리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을 자충수(自充手)에 빠뜨리게 하는 술수 행위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한 대도 정신의 길을 갈 때 희망의 서광이 비쳐오리라.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