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히브리 시(詩)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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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에 기록된 예언자들의 말씀을 보면, 대부분이 시(詩)의 형태로 되어 있다. 이스라엘의 죄를 무섭게 책망하는 말씀도 산문 형태가 아닌 시로서 책망했다. 따라서 구약의 예언자들은 모두가 시인들이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또한 구약 안에는 시의 형태로 쓰여진 책들이 많이 수록되어있다. 시편은 당연히 시로 쓰여졌고, 그 외에도 욥기, 잠언, 전도서, 아가서, 예레미야애가 등은 모두 시의 형태로 쓰여진 책들이다.
어떤 언어이건 문학 장르로서 시는 산문과는 구별된 문학적 기법이 있다. 구약의 언어인 히브리 시도 마찬가지이다. 히브리 시의 아름다움을 더 잘 감상하기 위해서는 히브리 시의 문학적 기법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의미는 다르나 유사한 발음의 단어들을 사용하여 운율을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사야 5장의 ‘포도원의 노래’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책망의 말씀이 있다.

“그들에게 (=이스라엘과 유다)
정의(미쉬파트)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포학(미스파흐)이요,
그들에게 공의(쯔다카)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쯔아카)이었도다.” (이사야 5:7)

히브리어로 정의(미쉬파트)-포학(미스파흐), 공의(쯔다카)-부르짖음(쯔아카)는 의미는 정반대이지만, 발음은 서로 비슷하다. 그래서 소리를 내어 읽으면 히브리 시의 묘미가 드러난다.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본다. 이사야 7장의 ‘임마누엘 예언’의 말씀이다.

“너희가 굳게 믿지 아니하면,
(임 – 로 – 타아미누)
너희는 굳게 서지 못하리라.
(키 – 로 – 테아메누)”

히브리 원문을 소리내어 읽으면 아름다운 시의 운율이 드러난다. 이러한 히브리 시를 그대로 다른 언어로 옮길 수 없는 것은 큰 유감이다.
둘째, 히브리 시에서 많이 사용되는 형태는 소위 ‘가나다라’ 시이다. 첫째 행은 기역(ㄱ)으로 시작하고, 둘째 행은 니은(ㄴ)으로 시작하는 식이다. 히브리어는 자음이 22자로 되어 있다. 따라서 히브리어 22개의 자음을 사용하여 ‘가나다라’ 시를 쓰면 모두 22행(절)의 시가 된다.
예레미야애가는 전형적인 히브리 ‘가나다라’ 시의 형태로 되어 있다. 따라서 1장은 22절, 2장도 22절로 되어 있다. 3장은 66절이다. 히브리어 자음 하나를 세 번 반복해서 세 절씩 사용하기 때문에 66절이 되었다. 다음 4장은 22절, 5장도 22절이다. (5장은 ‘가나다라’ 시의 형태가 지켜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22절은 지키고 있다.) 따라서 애가의 구조를 보면 22절-22절-66절-22절-22절 형태의 아름다운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다.
예레미야의 애가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큰 비극—예루살렘의 멸망과 성전의 파괴—을 아름다운 문학적 형태로 애도하는 조가(弔歌)이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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