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역사 속에서 재난과 위기를 만날 때마다 초대교회 역사를 상기해야 한다. 초기 교회는 박해의 그늘 아래 살아야 했다. 교회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도 아니었고 그리스도인으로 개종하면 도리어 많은 위험이 따르는 시대였다. 조롱과 차별만이 아니라 심지어 죽음의 가능성이 늘 존재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 조건들은 아무것도 없고 오히려 정반대의 조건들만 있었던 시대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교회의 성장은 너무나 급속해서 4세기 초에는 로마제국의 8-12%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이러한 교회의 성장은 세속 권력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어떤 박해도 무너뜨릴 수 없는 복음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세상의 재난과 권력으로부터의 핍박은 오히려 교회를 더 교회답게 했고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는 배경이 되었다. 지금 우리가 당하는 재난은 초대교회 성도들이 당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류에게 시험을 허락하셨고 특히 성도들을 단련하고 계신다. 이러한 재난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다워지고 교회가 교회 다워질 수 있는 기회이다. 이 재난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 우리를 단련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시편 66:10에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단련하시되 은을 단련하신다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은을 단련하시듯 단련하신다고 하신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은을 단련하는 과정은 모든 과정에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 매우 섬세한 작업이라는 점이다. 하나님께서 우리 영혼을 깨끗하게 정화시키시기 위해 단련하실 때 그냥 내버려두시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관심과 세심한 사랑을 가지고 우리를 고치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단련의 기간은 하나님께서 더 세심하게 돌보시고 함께 하시는 기간이다.
둘째, 은을 단련하는 일이 마쳐지는 때는 거울처럼 제련사의 모습이 비추어질 때이다.
단련의 목표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모든 찌꺼기가 다 제거되고 순수한 은으로 완성되었다는 것을 아는 극적인 순간이 있다. 모든 찌꺼기가 다 제거될 때 단련되던 은은 갑자기 제련사의 모습이 비치는 액체 거울처럼 된다. 은의 투명한 액체 상태에 제련사의 모습이 그대로 거울처럼 나타나게 될 때까지 계속 단련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단련하실 때 그 목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 보일 때까지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 그러나 결코 그대로 내버려 두시지는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님처럼 되시기를 원하신다. 우리를 단련하시는 하나님의 계획과 목표는 오직 한 가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으로 빚으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맹렬히 소멸하시는 불처럼 우리를 단련하신다. 우리 안에 하나님의 아들의 거룩하고 순결한 형상이 있는 그대로 보여질 때까지 우리를 단련하신다.
답답하고 힘겨운 이 재난의 기간을 하나님께서 은처럼 단련하시는 기간으로 여기며 인내하며 감사하라. 어떤 시험과 단련 속에 있든지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단련을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양할 때 이 땅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더욱 닮아가게 될 것이다.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