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굿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우선 살풀이라고 하는 진오귀굿(오구굿)이 있는데 이는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왕생하게 해달라는 기원이 담긴 굿이다. 지옥에는 염라대왕을 포함하여 시대왕(十大王)이라고 불리는 열 명의 대왕이 있는데, 이들은 10개로 나누어진 지옥을 한 개씩 다스리는 왕들이며, 죽은 자는 이들을 돌며 모두 10번의 심판을 받게 되어 있다. 진오귀굿은 죽어 망령이 된 자의 영혼을 위해 이 저승의 시대왕에게 비는 굿이다.
진오귀굿에서 파생된 굿에는 생오귀굿, 재수굿, 용왕굿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재수굿은 살아있을 때 평안과 무병장수와 사업번창과 가정의 평안, 자손의 행복을 빌기 위한 굿이다. 여기에는 제철 과일을 신령에게 바치는 굿상이 차려진다. 재수굿은 그 명칭이 지역에 따라 다른데, 천신굿, 경사굿, 도신굿, 성주굿, 안택굿, 신성굿, 철맞이굿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고 있다. 특별히 서울과 경기 지역의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던 굿을 천신굿이라고 하여,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수굿이란 명칭과 구별하였다.
천신굿(재수굿)은 ‘열두 거리로 논다’ 하여 12거리 의식이 춤과 노래를 동반하여 차례로 이어진다. 이를 ‘한양열두거리’라고도 하는데, 굿을 하는 무당에 따라 순서에 차이가 있다. 그중 KBS가 정리한 것을 예로 들면, ① 주당물림 ② 부정거리 ③ 가망청배 ④ 진적 ⑤ 불사거리 ⑥ 호구거리 ⑦ 말명거리 ⑧ 장군거리 ⑨ 제석거리 ⑩ 성주거리 ⑪ 창부거리 ⑫ 뒷전 등으로 의식이 치러진다.
지난 2015년 말 국회에서는 ‘제2회 병신년 합동 국운 발표회’라는 명목으로 한국역술인협회가 주관하는 굿판이 벌어졌었다. 그런데 이 굿판을 주선한 사람이 기독교의 지지층이 두터운 새누리당에 속한 이 아무개 종교위원장이었다. 게다가 무속인과 함께 찍은 사진 중에는 장로 국회의원의 얼굴도 있었다.
국회에서 굿판을 벌인 책임은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에게 있었다. 오비이락이었을까? 이 일 후 박근혜 정권은 몰락하기 시작했고, 새누리당은 추락하여 당명을 바꾸어야 했다. 사이비 종교는 권력과 밀착하여 기생하므로 생존하려 하며, 때에 따라서는 숙주를 죽이기도 한다. 오늘날도 권력에 기생하려는 사이비 이단 종교를 차단하고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권력도 망하고 교회도 박해의 시대를 맞을 것이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