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위량의 제2차 순회 전도 여행 (84)
구미에서 상주까지 (32)
이상규가 옮긴 배위량의 일기 중에서 1893년 4월 26일 수요일 밤, 낙동에서 쓴 일기에 보면 “우리는 일찍 도착했다. 마부 중 한 사람의 병으로 오늘은 겨우 50리 밖에 여행하지 못했다.”고 적고 있다. 1893년 4월 26일 수요일 밤, 낙동에서 일박을 한 후 배위량과 그의 순례단은 상주를 향해 걸었다. 4월 28일 금요일 오전에 배위량이 상주에서 일기를 쓴 것을 보면 아래와 같다.
<4월 28일 금요일 오전, 상주>
우리는 어제 오전에 낙동을 출발하였다. 상주까지 반쯤 왔을 때, 우리는 김서방이 한 작은 마을의 길가 근처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아주 가난해 보이는 작은 집에 살고 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부산을 떠난 후 7일 만에 집에 도착했고, 며칠 전까지 몸져누워 있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세척기가 부서져서, 그는 상처를 세척할 수 없었다. 그는 우리가 앉을만한 방을 가진 이웃집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그는 우리에게 그의 친척들을 소개해 주었는데, 그들은 약 12채 정도의 집들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에 살고 있었다. 김서방은 우리에게 식사하고 가라고 간곡히 권했는데, 거절하기 어려웠다. 그와 함께 성경을 읽고 토론을 한 뒤에 우리는 그곳을 떠났다. 김서방은 언덕마루까지 따라와 우리를 배웅했다.
불쌍한 친구! 그는 이제 얼마 살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성경을 가지고 있으며, 아마도 그의 이웃들보다는 나은지도 모른다. 그의 이웃들은 유교사상에 빠져있어 성경과 그리스도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김서방은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어젯밤 낙동에서 40리 떨어진 상주에 도착했다. 마부 한사람이 몸이 안 좋아 낙동에 남겨두었다. 우리와 함께 여행하는 소년의 건강 상태도 점점 안 좋아진다. 부산을 떠나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일행 중 한 사람이라도 건강이 안 좋을 경우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모든 것이 잘되기를 바랄뿐이다. 어제는 비교적 괜찮은 하루였다. 우리는 쉴 수 있는 방을 겨우 얻었고, 오늘 오전에는 책을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위의 일기에서 보게 되는 첫 문장은 “우리는 어제 오전에 낙동을 출발하였다.”란 문장이다. 즉 1893년 4월 27일 목요일 오전에 상주를 향하여 낙동을 출발하였다. 4월 26일 수요일에 일찍 낙동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일기를 밤에 쓴 후 그 이튿날 오전에 상주를 향하여 순회전도 여행을 출발한 것이다. 낙동에서 상주까지는 20여km 정도 되고 도보로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배위량이 어떤 행로로 여행을 했는지를 정확하게는 알 길이 없다. 그런데 1893년 4월 27일 목요일 오전에 상주 쓴 배위량의 일기에 “상주까지 반쯤 왔을 때, 우리는 김서방이 한 작은 마을의 길가 근처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 문장에서 보면 배위량은 상주를 향해 가면서 김서방이 있는 곳을 찾아가서 그를 만난 후 상주를 향해 간 것을 알 수 있다. 그 김서방이 누구인지를 배위량이 밝히지 않아 정확하게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탁지일은 그 김서방에 대하여 “김서방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그가 부산의 기독교병원의 환자였으며, 아마도 사랑방에서 열리는 예배에도 참석했었던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상규는 그 김서방에 대하여 탁지일보다 좀 더 진척된 가설을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김서방은 김기원(金基源, ?-1941)이었음이 분명하다. 베어드와 함께 여행에 동참했던 서경조는 “디명은 미상하나 부산서 믿기로 작정한 일인을 찾으니 성명은 김기원이라. 죵쳐병이 즁한 것을 보고 위로를 하고 섭섭히 떠나니라.”고 기록하고 있는데(서경조, “景祚의 傳導와 松川敎會 設立歷史”, 93-94), 정황을 고려해 볼 때 그가 말하는 김기원은 김서방이 분명하다. 그는 부산의 기독교병원의 환자였으며 베어드의 사랑방에서 모이는 예배에도 참석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김재수(金在洙)로 불리기도 했는데, 후일 그는 경상북도 지역 최초의 조사, 최초의 장로, 최초의 목사가 된다. 그가 살았던 곳이 경북 상주시 낙동면 화산리 일대였다.
위에서 언급된 송천교회(황현석 목사 시무)는 경상북도 김천시 아포읍 송선로, 송천4리 위치한 대한기독교장로회 소속의 교회이다.
송천교회 담임목사 황현석은 아래와 같이 송천교회를 소개한다.
송천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소속된 교회이며, 1901년 부해리(Henry Munro Bruen, 1874-1959) 선교사에 의해 창립되었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송천교회는 성령의 권능을 의지하여 더욱 새로운 역사를 펼치는 가운데 규모는 작지만 감당하는 능력과 역할은 크고 강한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송천교회의 설립에 대하여 말하는 송천교회의 ‘교회연혁 1901~1949’에서 보면 아래와 같다.
1901. 3. 15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 부해리(傅海利, H.M.Bruen) 목사가 이재욱(李載旭)과 하송리(下松里)의 이사윤(李士允)의 사랑방에서 설립(교역자 : 방명원 조사). 그리고 아래에서 좀 더 분명하게 송천교회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송천교회는 1901년 3월 15일 송천 4리 하송마을 139번지에 위치한 이사윤(李士允, 1869. 5.17生)의 사랑방에서 당시 경북 서부 지방 선교를 담당한 부해리 목사에 의해 창립되었다. 송천교회의 창립 연도에 대해서는 송천교회에서 시무하였던 김정수 장로에 의해 편찬된 <교회약사>에서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1928년 총회에서 간행된《朝鮮예수敎長老會史記》(상)의 1901년(辛丑)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조선예수교장로회총회, 1928《朝鮮예수敎長老會史記》(상)(p.89)
[출처] 역사속 한국교회 탐방(경북 송천교회-기장).
배재욱 교수
<영남신학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