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다 보니’ 참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컬어 대장동 사건이다. 일확천금(一攫千金)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옛날부터 적은 수고나 투자로 큰 돈을 버는 경우가 있었던 듯하고 실제로 금광을 발견해 노다지를 캔 얘기들이 전해 내려온다.
복음서에도 농부가 남의 밭을 갈다가 보화를 발견하고는 그 땅을 사서 자기 것으로 하여 부자가 되는 비유가 있어 예수께서도 이런 일을 용납하심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서울 남쪽 성남시의 대장동 땅에 아파트 5천여 가구를 지어 수천억원의 이익을 남기고 그 돈을 몇 사람이 나눠 가진 2021년의 일확천금 사건에 대한민국의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운동선수가 탁월한 기량으로 트로피를 안고 연예인이 인기를 높여서 엄청난 액수의 전속계약을 하는 것에 세상 사람들은 부러워할 망정 속상해 하지 않는다.
정보기술 분야에서 적은 투자로 회사를 세워 재벌급으로 성장하는 것은 그 경영자들의 지혜와 피나는 노력에 대한 보상이고 많은 사람들의 고용을 일으키기에 사회가 이를 환영한다. 그들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며 ‘돈’을 벌 때 스포츠나 연예이건 기업활동이건 이를 바라보는 것이 즐겁기도 하다. 반면에 몇몇 사람들이 짜고서 뇌물을 쓰고 남들을 속여 큰 돈을 버는 것이 드러나면 국가사회는 제재를 가하고 그런 돈을 몰수한다.
대장동 사건은 5, 6년 전에 누군가 일을 꾸며 비교적 적은 돈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관할 관청과 접촉하여 공영개발이라는 형식으로 땅을 강제수용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고 이들에 대한 청약을 받아 사전 판매하기까지 세상의 주목을 끌지 않다가 천문학적 숫자의 이익배당이 지난 9월 초에 신문에 보도되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힌 것이다.
땅 주인들이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사업자에 토지를 넘겼고 아파트 청약자들도 다른 곳 시세와 견주어 괜찮다고 생각해 샀을 것이므로 사업자가 몇천억원 이득을 보게 한데 대해 억울한 마음은 있을지라도 분개할 일은 아니다.
세상이 용인하지 못하는 것은 개발이익이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 귀속되지 않고 몇 사람 투기자의 금고로 들어가도록 방식을 꾸미는데 지자체의 관계자와 업자가 공모한 징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시장이라는 권력이 있고 시장의 지시나 승인 즉 개입이 없이는 도저히 이런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의 판단이기에 세상의 반응이 이처럼 격렬한 것이다.
불행한 사실은 그 시장이라는 사람이 오늘의 여당 대통령후보 이재명 씨이고 그는 지금까지의 다채로운 행적으로 인하여 사람들 마음에 ‘그럴 리가 없다’는 믿음보다는 그가 이 일에 직접 관련됐으리라는 개연성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에 이와 유사한 일이 성남시가 아닌 다른 곳에서 벌어졌고 또 이재명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시장직에 있었더라도 마찬가지로 의혹이 폭발했을지 궁금하다.
지혜롭고 정직한 사람이 권력을 맡아 가지면 불의한 일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혹 예견하지 못했던 상황변화로 소수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더라도 덕을 쌓아 시민의 신뢰를 확보한 인물이 책임을 지면 큰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대장동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지도자와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김명식 장로
• 소망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