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미국 오리건 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산불이 얼마나 컸던지 오리건 주 상공에는 일명 ‘불 구름’이라고 불리어지는 ‘화재운’이 만들어졌고, 5초 마다 축구장 하나 크기의 면적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산불이 나면 나무 한 그루라도,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야 합니다. 지금 다음세대에 보이지 않는 불이 붙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다음세대에 대한 위기의 목소리가 고조되어 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가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마치 산불을 보면서도 아무런 경각심을 느끼지 못한 채, 멀리서 불구경 하듯이 보고 있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분명합니다. 한국교회의 대음세대가 다시 회복되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어느 한 기관, 한 교회, 한 목회자가 아니라, 모든 교회와 성도가 서로 힘을 합쳐야 합니다.
다음세대를 세우는 첫 번째 공동체는, ‘모든 성도’입니다.
모세는 자신은 비록 약속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지만, 장차 가나안에 들어가서 생활해야 하는 출애굽 2세대, 즉 다음세대의 신앙을 위해서 헌신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모세는 출애굽 제40년 11월 1일에 모압 평지에서 이 땅에서의 마지막 사명으로 다음세대를 위하여 말씀을 선포하였는데, 그 말씀이 바로 ‘신명기’입니다. 다음세대를 바라보는 지도자 모세의 마음에는 한 가지 염려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염려’란, 다음세대가 가나안에 들어가서 그곳에서 정착하면서 소유가 번성할 때 “혹 마음이 교만하여 하나님을 잊어버리면 어떻게 할까? 하나님만을 경외하는 신앙이 무너지면 어떻게 할까? 신앙의 자리에서 떠나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신 8:12∼14). 지금 우리가 한 가지 염려를 해야 한다면, 그것은 다음세대를 향하여 모세가 가졌던 염려입니다. 우리는 멀리 다음세대를 바라보는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남은 삶 동안 감당해야 하는 사명은, 다음세대 후손들을 하나님 앞에 신앙으로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다음세대를 세우는 두 번째 공동체는, ‘부모’입니다.
디모데가 신앙 안에서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승 바울을 만나기 전에 먼저 가정 안에서 외조모와 어머니를 통해 신앙훈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디모데 속에 있는 믿음은 외조모 로이스와 어미니 유니게로부터 물려받은 믿음입니다(딤후 1:5). 그리고 디모데는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습니다(딤후 3:15). 하나님의 말씀이 디모데로 하여금 구원에 이르는 지혜를 얻도록 해 주었습니다. 디모데의 믿음은 저절로, 혹은 어쩌다가 생겨난 그런 믿음이 아닙니다. 부모로부터 내려온 신앙이요, 가정 안에서 배운 신앙입니다. 「재난 시대의 목회 패러다임 변화」라는 책에 보면, “부모 세대의 기독교율이 21%인데 비해 청소년의 전도율은 3.8%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이는 부모 세대의 신앙이 자녀 세대로 잘 계승되지 못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자녀 세대의 신앙이 무너진 근본적인 이유는 부모가 신앙의 주체자로서 사명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교회학교 교육 가운데 중차대한 일은 부모를 자녀신앙교육의 주체자로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부모가 가정교사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다음세대를 세우는 세 번째 공동체는, ‘교회학교 교사’입니다.
바울은 2차 선교 때 루스드라에서 디모데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 후 디모데는 바울의 선교사역에 동참하면서 후에 목회자로 세움을 받았습니다. 디모데전·후서는 바울이 디모데에게 쓴 목회서신인데, 편지 서두에 보면 바울이 디모데를 향하여 “믿음 안에서 참 아들 된 디모데”(딤전 1:2), “사랑하는 아들 디모데”(딤후 1:2)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디모데는 바울이 복음 안에서 믿음과 사랑으로 낳은 아들입니다. 디모데가 목회자로 세움을 받아 은혜 중에 사역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신앙의 스승인 바울의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교회학교 교사는 어린이(학생) 한 명, 한 명을 말씀과 기도 안에서 주님의 뜨거운 사랑으로 양육해야 합니다. “내 자녀 방이 땅 끝 선교지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우리는 다음세대를 선교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세와 바울, 로이스와 유니게처럼 다음세대를 세우는 이 거룩한 사역에 비전과 소망을 품고 기쁨으로 헌신해야 합니다.
최효열 목사
<성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