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Sociopath)란 죄책감이 없이 반사회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비정상적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우리는 매스컴을 도배하고 있는 끔찍한 살인 사건과 금융 사기, 부동산 사기의 범인들이 양심의 가책이나 부끄러운 표정 없이 카메라 앞에 태연한 모습으로 서 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 분노하고 흥분하는 사람들의 ‘미친놈’이나 ‘살인마’ 같은 고함소리와 욕설 속에서도 저들의 얼굴에는 불안의 그림자나 쥐 구명이라도 찾을 듯한 수치심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잠시 구속되었다가 풀려나거나 형이 집행되어 감옥에 있다가 나오면 다시 같은 범행을 저지를 사람들같이 보인다.
소시오패스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같은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감정 컨트롤 능력이 뛰어나고 임기응변에 순발력이 있다. 똑같은 범행이라도 상당히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다. 자신의 범행을 위해 다른 사람이 가진 돈과 권력과 약점 등을 이용한다.
소시오패스에 속하는 사람들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채 범행을 위해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범행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권모술수도 부릴 줄 안다. 그런 면에서 소시오패스는 사이코패스보다 무서운 정신질환의 범죄자이다. 이들은 가까운 이웃일 수 있고, 친절한 아저씨나 거룩한 성직의 탈을 쓰고 사는 자일 수도 있다.
우리는 성경에서 바리새인을 만난다. 이들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예수님과 항상 대립하였다. 그러나 비록 이들이 잘못된 신앙 논리를 가졌으나 소시오패스는 아니다. 진짜 소시오패스는 예수님의 제자였던 가룟 유다이다. 그는 3년간 예수를 따라다니는 동안 계속하여 예수를 이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 하였다.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룰 수 없을 때 아무런 죄책감 없이 예수를 팔았다.
그는 나중에야 비로소 죄책감에 못 이겨 자살하였으니 그나마 양심이라도 되찾은 사람이다. 하지만 오늘날 교계 안에는 죽을 때까지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면서도 전혀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도 없는 소시오패스들이 너무도 많다. 이들은 자신의 범행에는 죄책감이 전혀 없으면서 다른 사람을 향해 죄인이라고 비난하기에 바쁘다. 이들은 바리새인이나 가룟 유다보다 더 무서운 범죄자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들을 종교적 소시오패스라고 대놓고 말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한국교회는 망해가고 있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