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여는 시의 향기] 코스모스 오솔길 (마 7: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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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긴 미인들 속으로

길 하나 겨우 비켜가는

11월의 오솔길

코스모스 행렬을 걷는다.

깊은 생각이 잠겨

호올로 걷는 이 길엔

꼿꼿이 줄을 서서 반겨주는

혼자 걸어도 외롭지 않는

추억이 있는 오솔길이어라.

혼자 중얼대는

나만의 대화를 하며

어제를 얘기하며 추억을 반추하는

내일이 기다리는 행진이어라.

코스모스 오솔길을 걷노라면

하늘은 파아랗게 드높고

이 들녘이 풍요로워

마음을 살찌우는 계절이어라.

살아감의 시달림으로

심신이 찢겨진 상처를 보듬는

코스모스 오솔길 걸음이

살벌한 들판에서도

외로움 달래며

계속 어디론가 풍요로운 길을 안내한다.

코스모스 오솔길 사잇목에선

하늘 나부끼는 몸매가 아름답고

바람을 붙잡고

하늘을 얹고 가는 몸짓이

무언가 속삭이듯

사연이 무언가 듣고 싶어진다.

몸으로 말하는

코스모스와 나누는 오솔길을

오늘을 가는 삶의 행진으로

이렇게 마음속이 즐겁기만 하여라.

<시작(詩作) 노트>

코스모스 오솔길은 혼자 걸어가면 더욱 생각이 깊어진다. 비록 좁은 오솔길이지만 앞으로 묵묵히 걸으면 고독을 되씹는 멋이 생긴다. 예수님은 산상보훈 말미에서 신앙의 좁은 길을 말씀하신다. 외롭고 쓸쓸한 고난의 길이 결국엔 생명의 길임을 가르쳐 주신다. 마태복음 7장 13절로 14절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라고 말씀하셨다. 오솔길은 좁은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은 일방통행처럼 앞으로만 향하는 길이다. 인생의 가는 길은 일방통행이다. 한번만 가는 길이다. 이 가을 코스모스 오솔길은 인생의 길을 말씀하듯 조용하고 생각을 만드는 길이라 하겠다. 생각을 많이 심는 이 가을이었으면 한다. 대림절을 맞이하면서 주님 오시는 오솔길을 생각게한다. 

김순권 목사

<증경총회장•경천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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