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기다림이 없는 대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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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Advent)이 시작되었다. 대림절은 현시(現示)라는 의미의 헬라어 ‘에피파네이아’, 또는 현존(現存)을 일컫는 ‘파루시아’의 번역이며, 도착(到着)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드벤투스(adventus)에서 유래하였다. 최초의 라틴어 성경인 불가타(vulgata)역에서는 이 의미를 ‘그리스도께서 사람 가운데 오심’이라고 해석하였다. 본래 대림절의 기간은 4주에서 6주 정도로 동방과 서방교회가 달랐는데 현재 가톨릭과 기독교는 성탄절 전 4주간을 대림절로 지키고 있다. 

성탄절을 12월 25일로 정하고 이를 기다리는 대림 절기가 시작된 것은 4세기부터이다. 그리고 성탄절이 제정된 가장 중요한 동기는 4세기에 이단으로 정죄된 아리우스파의 출현에 있다. 북아프리카 알렉산드리아 출신인 아리우스는 삼위일체를 거부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였다. 그에 따르면 성자 예수는 창조되었으며 태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자는 성부로부터 창조되었으므로 성부보다 열등한 존재라고 하였다. 

아리우스와 그를 추종하는 무리는 325년 니케아 공의회(the First Council of Nicaea)에서 이단으로 정죄되었고, 교회는 ‘니케아 신경’을 제정하며 삼위일체의 교리를 확고히 하였다. 아리우스가 죽은 후에도 추종자들이 늘어나자 교회는 다시 381년 콘스탄티노플회의(the First Council of Constantinople)에서 이들을 재차 이단으로 정죄하였다.

교회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의 교리 수호와 함께 성자 예수의 신성을 강조할 필요성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세상의 구세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탄생일을 기념하고 강조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예배적 전통으로 이어지면서 대림절의 전통이 확립되었다. 

대림절은 기다림의 절기이다. 초대교회로부터 대림절은 엄숙하고 숙연한 분위기로 지켜졌다. 즉 아기 예수로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의미를 마음에 새기면서 기도하고 성경을 묵상하는 시간이 대림절이었다. 대림절은 침묵과 묵상의 기간이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믿음을 확인하는 계절이다.

한국교회의 대림절에는 기다림의 자세가 없다. 요란한 행사와 모임과 통성기도와 전도구호로 시끄럽다. 이번 대림절만이라도 예수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확실히 믿으며 조용한 기도와 말씀 묵상의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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