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 목사는 모세의 120년의 생애를 3기로 나누어서 해석했다. 모세의 처음 40년은 자기가 무엇이 된 줄로 알고 산 40년이었다. 그는 이집트 공주의 아들이라는 고귀한 신분이었다. 그는 애굽의 선진학문을 다 배워 말과 일에 힘이 있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애굽은 개발도상국가에 불과하지만 모세 당시의 애굽은 세계 최강국 가운데 하나요,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로 가장 문화가 발달한 선진국 가운데 하나였다. 그는 이러한 궁중학문을 40년 동안이나 배웠고 외모 또한 출중한 사람이었다. 무디 목사는 이때의 모세를 ‘I am something’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하나님은 사람들의 눈에 뛰어난 모세를 사용하지 않으셨다. 모세는 자기가 이스라엘 백성을 억압 가운데서 건져낼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히브리인을 학대하는 애굽 사람을 쳐 죽였다. 그러나 이 때문에 모세는 살인자로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미디안 광야로 숨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모세 인생의 제2기인 40세에서 80세까지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한숨을 쉬면서 살아간 실패의 40년이었다. 무디 목사는 이때의 모세를 ‘I am nothing’의 40년이라고 하였다. 모세는 이때 자기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미디안 광야에서 장인 이드로의 양을 쳤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절망하는 모세를 부르셨다. 자기가 무엇이 된 줄로 알 시기에는 쫓기는 도망자, 실패자로 40년을 끝맺게 하시더니,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할 때는 불러내셔서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바로 그 일을 수행하는 하나님의 종으로 삼으셨다.
모세의 제3기, 즉 80세에서부터 120세까지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절망하는 모세를 들어서 사용한 하나님의 40년이었다. 무디 목사는 이때의 모세를 ‘I am everything’의 사람이라고 하였다. 모세가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으로부터 애굽에서 압박 받는 이스라엘을 건져 내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라는 명을 받은 후, 40년간 모세는 단 한 번도 하나님의 말씀을 잊어버린 적이 없었다. 그는 언제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바라보며 살았다. 하나님의 말씀이 모세에게 열정을 주고 최선을 다하여 살게 하였으며 엄청난 고난을 견디어 낼 힘을 주었다.
어찌하여 하나님은 ‘I am something’의 모세를 사용하지 않으시고 실패자로 ‘I am nothing’의 탄식과 한숨의 사람 모세를 부르셨을까? 하나님은 실패가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아셨다. 모세는 실패의 40년을 보내는 동안에 실패자로서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과 좌절과 한숨과 고난을 경험하였다. 그는 실패자로서 왕궁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었던 보통 사람의 좌절과 실패와 상처와 고난을 몸으로 배우고 알았다. 그런 쓰라린 마음의 상처가 없이 어떻게 애굽에 있는 하나님 백성의 고통과 근심을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모세의 실패 40년은 보통 사람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과 몸과 마음으로 훈련한 40년이었다. 실패의 미디안광야는 모세에게 인간을 깊이 있게 경험하고 인간관계의 본질을 깨달아 알게 한 하나님의 훈련장이었다. 하나님은 실패를 통해서 놀라운 인성교육을 시키신 것이다.
모세는 실패의 사람이었지만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음으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되었다.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을 받을 때 사람은 변화된다. 모세는 호렙산 떨기나무에 임하신 하나님을 만나고 말씀을 받았다. 하나님과의 만남은 인간의 모든 더러움과 어두움과 쓰라림을 한꺼번에 씻어 버린다. 인간은 더럽고 어둡고 쓰라림을 가진 존재이나 하나님은 거룩하시고 영광스러우시고 빛이신 분이다. 빛이신 하나님께서 어둠인 사람과 만날 때 하나님의 빛이 인간의 모든 어둠을 일시에 쫓아내고 빛의 사람이 되게 하신다. 그래서 성경의 모든 위인은 하나님을 만남으로 하나님 영광의 빛을 받은 사람이 되었고 이전과 전혀 다른 하나님의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모세가 품고 있는 실패의 아픔과 저주가 아무리 크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을 만남으로 일시에 모세는 하나님의 사명자로 변화되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은 그 말씀으로 변화를 받는다. 성경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서 변화된 사람이다. 모세는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의 말씀을 받음으로 실패의 사람에서 하나님의 사명자로 변화되었다.
실패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훈련하여 새로운 미래를 열게 하는 성공의 문이다. 아무리 실패로 아픔과 저주가 마음 가득 쌓였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을 만나면 온전히 씻음을 받고 빛의 삶으로 변화한다.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 말씀의 사람이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이 땅에 구현하는 대(大) 사명자가 되었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